평일강론

연중 제 12주간 목요일 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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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5-06-25 ㅣ No.2890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연중 제 12주간 목요일 6/25


오늘 6월 25일입니다. 민족 동족 상잔의 비극을 겪은 날입니다. 다 여행들 하시면 한 번 쯤 보셨겠지만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 가보면,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이라는 부제 아래 한국 전쟁에 파견된 병사들의 모습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불굴의 용기를 보여줬다."는 등의 좋은 글귀가 쓰여져 있긴 하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면 한 겨울에 반팔과 판초우의를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미국 전쟁 지도부가 미군을 한국에 파견할 때 한국의 날씨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에 반팔 하의를 입은채 한국전쟁에 내보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총알을 맞아 죽은 이도 있지만, 북한 지역의 추운 겨울 날시에 얼어 죽은 이도 많다고 전합니다.


비단 전쟁 뿐만아니라 성수대교, 삼풍 백화점 붕괴사건, 천안함 침몰 사건, 세월호 침몰 사건, 또 요즘 메르스 사태 등을 바라보면서 많은 수의 인간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며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몇몇 사람들의 탐욕과 잘못된 선택에 의해 많은 이들이 그야말로 억울하다고나 할까 무가치하게 죽어가야만 했던 상황을 돌아보며 아픈 마음을 쓰다듬게 됩니다. 원치 않게 역사의 한 순간에 맞닥뜨려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지를 발의한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채 타의에 의해 강제적으로 참여해야 했던 그래서 다소 억울하게 느껴지고,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하고 존귀하며, 가치가 있는 이들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가치없는 이들처럼 스러져가는 역사의 한 장면을 바라보면서 세상에서는 인간이 그렇게 존중받거나 대우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쓰라리게 경험합니다.


오늘 복음환호송 알렐루야에서 주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 13,34)


주 하느님께서 우리를 만드실 때 우리 마음 속에 주 하느님의 모습을 심어주셨습니다, 주님의 사랑, 주님의 마음, 주님의 선성을 심어주셨고,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고 존엄하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비록 현실 세계에서는 우리 인간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껴지지만, 주 하느님 앞에서는 우리 모두 한 사람 한 사람이 귀중하고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믿음의 의식 속에서 되새기면서, 의미없이 가치없이 역사의 현장에서 사라져간 분들을 기억하며 오늘 하루를 보내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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