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원이 아버님께 !

인쇄

김윤수 [81110506] 쪽지 캡슐

2008-09-18 ㅣ No.9510

 
<남편 묘에 애절한 편지 남긴 안동 ‘원이 엄마’>

 

이 편지글은 이응태(1555 ~1586)의 부인(원이엄마)이 31세의 젊은 나이로 숨진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편지로 적어 관속에 함께 넣어둔 것으로서, 1998년 안동시 강남(정하동) 택지개발지구 현장에서 발견되었다.

이 편지는 가로 58cm, 세로 33cm 크기의 한지에 언문으로 쓰여진 것이며,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원래의 무덤은 안동시 풍천면 어담리로 이장 하였다.

.................................................................................................................................................

원이 아버님께 !

 '병술(1586)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122 2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