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3주간 월요일 ’2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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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2-23 ㅣ No.4557

사순 제3주간 월요일 ’21/03/08

 

가끔 이런 하소연을 하는 분들을 봅니다. “왜 내 남편은 하는 것마다 잘 안 되고 무기력한지 모르겠어요?!” “왜 우리 아이만 안 풀리는지 모르겠어요?!”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을 믿지 못하고 거꾸로 트집마저 잡는 이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루카 4,24) 그리고 그것과 관련하여 이런 비유를 들어 설명하십니다. “삼 년 육 개월 동안 하늘이 닫혀 온 땅에 큰 기근이 들었던 엘리야 때에, 이스라엘에 과부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엘리야는 그들 가운데 아무에게도 파견되지 않고,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에게만 파견되었다.”(25-26) 사실 시돈 지방 사렙타 마을의 과부는 가뭄이 심해서 먹을 것이 다 떨어졌을 때, 마지막으로 자식과 나눠 먹으려고 식재로를 남겨 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엘리야가 과부에게 먹을 것을 주면, 주 하느님께서 내가 이 땅에 비를 다시 내릴 때까지 뒤주에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 병에 기름이 마르지 아니하리라.”(1열왕 17,14) 라고 하셨다는 말을 전해줍니다. 그 과부는 그 말을 곧이 듣고 엘리야가 하느님의 사람이라는 이유로 그에게 음식을 만들어 대접합니다. 그래서 그 과부는 엘리야를 통해 하느님의 축복을 받아 먹을 것이 떨어지지 않게 됩니다. “그리하여 엘리야와 과부 모자에게는 먹을 양식이 떨어지지 않았다.”(15) 사렙다 마을의 과부는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주 하느님의 사람에게 바친 덕으로 굶어죽지 않게 됩니다.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나병 환자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아무도 깨끗해지지 않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졌다.”(27) 오늘 독서에 나오는 아람 나라 임금의 장수인 나아만이란 사람이 이스라엘에서 잡아온 어린 소녀 종에게서 이스라엘의 예언자에게 가면, 나아만의 병이 고쳐질 것이라는 말을 듣고 엘리사 예언자를 찾아옵니다. 그랬더니 엘리사 예언자는 무슨 특별한 예식이나 아주 어려운 숙제를 내주면서 고쳐주지 않고, 그냥 깨끗하지도 않은 요르단 강에 가서 몸을 일곱 번 씻으라는 말을 하자, 나아만은 어처구니 없어 하며 따르지 않으려고 하다가 나중에 부하들의 말을 듣고 마음을 고쳐먹고 예언자의 말대로 하자 나병이 없어집니다.

 

엘리야와 엘리사 예언자의 비유를 들으면서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사렙다 마을의 과부 이외의 다른 과부들은 먹을 것이 다 떨어져 가는 상황에서 엘리야에게 먹을 것을 대접하지 않았는가? 그건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주 하느님께서 엘리야를 사렙다 마을로 보내신 것이지, 이스라엘 사람들이 엘리야에게 홀대하여 사렙다 마을로 간 것이라는 등의 연유는 성경에 나오지 않습니다. 또 나아만 장군 이외의 다른 이스라엘의 나병 환자들은 요르단 강에 가서 몸을 씻지 않았느냐의 여부가 나오지도 않습니다. 단지 예수님께서는 주 하느님의 특은을 입은 이들이 의구심이 들고 선뜻 내키지 않는 일이지만, 그래도 주 하느님의 사람을 믿고 그가 하라는 대로 하였을 때 은혜를 받았다는 말을 전하고자 하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예기치 않게 겪게 되는 상황 속에서 그것도 마지막처럼 느껴지는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자신의 생존과 유지를 우선시하지 않고 주님의 가르침을 따를 때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리라 믿고 따를 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하여 주 하느님의 영광이 나를 통해 드러나실 수 있도록 내어 맡기는 훈련을 쌓아가기로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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