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3주간 금요일 ’2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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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2-25 ㅣ No.4574

사순 제3주간 금요일 ’21/03/12

 

이스라엘 사람들은 왜 한 분 주 하느님을 그토록 강조할까? 두 분이시면 안 되는가? 왜 한 분이셔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신앙은 한 분 주 하느님과 아울러 한 분 주 하느님을 섬기는 하나의 성전, 한 분 주 하느님께 나아가는 하나의 율법 그리고 한 분 주 하느님을 섬기는 하나의 백성을 함께 이야기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이냐고 묻는 율법학자에게,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마르 12,29-30)라고 답하십니다. 그러시고는 굳이 하나만 대답해도 될 터인데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31) 는 말씀을 덧붙여서 하십니다. 왜 그러셨을까? 하느님 사랑은 곧 이웃 사랑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해서 이웃을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미루어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사족 삼아 그러면서도 강하게 이르십니다.

 

한 분 하느님과 하나의 성전, 하나의 율법, 하나의 백성이라는 이스라엘의 신념, 특별히 신명기 신학은 단순히 한 분 주 하느님께 향한 신앙과 그에 따른 인간의 충실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물질이 아니시고 영이신 주 하느님께 물질을 많이 바치라고 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한 분 하느님을 강조하고 하나의 백성임을 동반하는 이 말은 한 분 하느님을 섬기는 평등하고 동일하게 선택된 이스라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한 분 하느님을 모시기에 그들 간에는 경제 사회적으로 차별과 등급이 없으며, 모두 한 하느님의 자녀요, 한 하느님을 모시는 동일하고 평등한 조건과 형편 속에서 살고 있는 백성이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이 한 분이시냐 두 분이시냐가 문제가 아니라, 만일 한 분 하느님을 모시는 하나의 백성 사이에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거나 굶거나 기초적인 돌봄조차 받지 못하여 죽어가는 사람이 발생하거나 노예와 같은 신분상의 차등이 생긴다면, 한 분 하느님을 모시는 두, 세 부류의 백성이 되어 버립니다. 결과적으로 그 공동체는 분열되며, 한 분 하느님께 대한 그들의 신앙도 무너져 버릴 수 있습니다.

 

한 분에 강조점을 두어야 하느냐 아니냐 하는 논점을 너머서 주 하느님을 모시는 모든 백성은 다 같이 평등하다는 것에 방점을 둡시다. 똑같은 한 분 하느님께서 인류를 지어내셨기에 인류 각자는 모두 평등하고 동일합니다. 이른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온 세상 곳곳의 다양한 문화를 간직한 다양한 사람들 모두 다 주 하느님께서 지어내셨다는 것을 믿기에 우리 인간들 서로, 그리고 대자연 피조물계가 서로 존중하고 보호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주 하느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형제자매들과 그분이 지어내신 피조물 전체를 내 몸같이 사랑하며 살아갑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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