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4주간 수요일 ’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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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s1] 쪽지 캡슐

2021-02-27 ㅣ No.4582

사순 제4주간 수요일 ’21/03/17

 

언젠가 한 번 선배 신부님께, “뭘 그렇게 열심히 하세요? 좀 쉬엄쉬엄하세요.”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 신부님이 오늘 복음의 구절로 답을 던져 주셨습니다.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요한 5,17) 그 신부님은 예수님께서 세상을 구하시기 위해 동분서주하시던 그 모습 그대로 살고 싶으셨는가 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들은 당대 유다인들은 그분께서 안식일을 어기실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당신 아버지라고 하시면서 당신 자신을 하느님과 대등하게 만드셨기 때문”(18)에 주 하느님을 모독한다고 여겼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시시비비를 거는 이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을 보지 않고서 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시어 당신께서 하시는 모든 것을 아들에게 보여 주신다. 그리고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들을 아들에게 보여 주시어, 너희를 놀라게 하실 것이다.”(19-20)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고 계시는지 보아오셨고, 지상에 내려오셔서 자신이 아버지와 함께 보고 실행해왔던 그대로 실행하신다고 이르십니다. 그리고 지금 눈앞의 신기한 일보다도, 우리가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더 중요하고 위대한 주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날 것이라고 미리 일러주십니다.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이는 영생을 얻고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는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갔다.”(24) 예수님에게서 하느님성을 발견하는 이들은, 즉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을 깨닫고 알아보고 믿는 이들은 믿고 따르는 순간부터 이미 영원한 생명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시고는 지금부터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만이 아니라, 이미 죽은 이들도 새로운 생명의 나라로 초대받았다고 선언하십니다. “죽은 이들이 하느님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그렇게 들은 이들이 살아날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25) 그 이유는 아버지께서 당신 안에 생명을 가지고 계신 것처럼, 아들도 그 안에 생명을 가지게 해 주셨기 때문이다.”(26) 하느님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주 하느님께서 영혼과 생명이 죽은 이들에게 오셨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이들은 이미 하느님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새로운 생명의 세계로 초대받아 새로워집니다.

 

이렇게 생명을 지니시고 죽은 이들을 복음의 빛으로 비추시고 새로운 생명으로 길로 이끄시며 그렇게 하여 살리시는 생명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는 생명을 가지고 있는 모든 이들의 심판자이십니다. “아버지께서는 또 그가 사람의 아들이므로 심판을 하는 권한도 주셨다. 이 말에 놀라지 마라. 무덤 속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의 목소리를 듣는 때가 온다. 그들이 무덤에서 나와, 선을 행한 이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을 것이다.”(27-29) 그 심판의 기준은 계명 준수와 업적이 아니라 사랑과 사랑을 향한 희생 봉사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명의 구원을 위한 생생한 희생과 봉사는 우리를 새 생명의 길로 안내할 것이며, 이미 심판의 관문을 건너선 이들의 대열에 들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가르침이 헛것이나 선언만이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권한이며 사명이라는 것을 알려 주십니다. “나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 나는 듣는 대로 심판할 따름이다. 그래서 내 심판은 올바르다. 내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추구하기 때문이다.”(30) 주 예수님의 말씀이 비춰주시는 새 생명의 길로 나아갑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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