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5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29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 ’21/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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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2-01 ㅣ No.4532

연중 제5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29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요약’21/02/11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마태 23,8)

병자들에 대한 돌봄의 바탕이 되는 신뢰 관계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1. 이번 세계 병자의 날 주제는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 자들의 위선을 예수님께서 꾸짖으시는 복음 구절에서 영감을 받습니다(마태 23,1-12 참조). 믿음이 다른 이들의 삶과 필요와는 무관한 공허한 말로 축소될 때,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과 우리가 사는 삶은 일치하지 않게 됩니다. 형제자매의 곤궁한 처지 앞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멈추어 그 형제자매에게 귀 기울이고, 직접적이고 인격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공감과 연민을 느끼고, 그들의 고통을 우리의 고통으로 삼아 그 고통을 짊어지기까지 하면서 그들을 위해 봉사하라고 당부하십니다(루카 10,30-35 참조).

 

2. 질병의 경험을 통하여 우리는 자신이 힘없는 존재이고 본질적으로 다른 이를 필요로 하는 존재임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우리가 하느님께 의지하는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됩니다. 사실 아플 때, 우리의 정신과 마음에는 불안, 두려움, 때로는 당혹감이 엄습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게 됩니다. 건강은 우리의 능력이나 걱정에 달려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마태 6,27 참조).

 

3. 질병에는 언제나 하나 이상의 얼굴이 있습니다. , 질병에는 모든 병자의 얼굴뿐만 아니라, 경시당하고 배척받는다고 느끼는 이들, 기본권을 무시하는 사회 불의의 희생자들의 얼굴도 있는 것입니다(‘모든 형제들’, 22항 참조). 실제로 친밀함은 질병의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로하고 도와주는 귀중한 유향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이웃됨을, 죄로 말미암아 상처 입은 모든 사람에게 자비로이 다가가셨던 착한 사마리아인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표현으로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봉사는 우리 가정과 사회와 민족 가운데 힘없는 구성원들에 대한 돌봄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헌신을 통하여 모든 이는 가장 힘없는 이들의 구체적인 눈길 앞에서, 자신의 바람과 열망과 권력 추구를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봉사는 언제나 이러한 가장 힘없는 이들의 얼굴을 바라보고 그들과 직접 접촉하며 그들의 친밀함을 느끼고 때로는 이 친밀함으로 고통을 겪기도하며 그들을 도우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봉사는 결코 이념적인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관념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봉사하기 때문입니다”(쿠바 아바나에서 한 미사 강론, 2015.9.20.).

 

4.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관계적 측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돌봄이 필요한 이들과 그들을 돌보는 이들 사이의 약속, 곧 상호 신뢰와 존중, 성실성과 언제라도 응답하는 자세에 기반한 약속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약한 이들에게 봉사함으로써 성덕에 이른 이들의 수천 년에 걸친 증언에서 볼 수 있듯이, 병자들과 이루는 이러한 인격적 관계에 동기를 부여하고 힘을 주는 마르지 않는 샘은 바로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참으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로부터, 병자에게도 치료자에게도 충만한 의미를 가져다줄 수 있는 그러한 사랑이 샘솟는 것입니다. 복음서는 이를 거듭 증언하며, 예수님의 치유는 주술적 행위가 아니라 언제나 만남 그리고 상호 인격적 관계의 결실이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바로 그 만남과 상호 인격적 관계 안에서,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하여 베풀어 주시는 선물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믿음의 응답이 이루어집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거듭된 예수님의 이 말씀 그대로입니다.

 

5.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남기신 사랑의 계명은 우리가 병자들과 이루는 관계에서도 구체적으로 실현됩니다. 한 사회가 형제애의 정신으로 가장 힘없고 고통받는 구성원들을 효과적으로 돌보아 줄 수 있을 때에 더욱 인간적인 사회가 됩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하여 노력합시다. 그리하여 아무도 홀로 남겨지지 않게 합시다. 아무도 배척받거나 버려졌다고 느끼지 않게 합시다.

 

자비의 어머니이시며 병자의 치유이신 마리아께, 모든 병자와 보건 의료 종사자, 그리고 고통받는 형제자매에 대한 도움을 아끼지 않는 모든 이를 맡겨 드립니다. 성모님께서는 루르드 성모 동굴 그리고 그 밖의 많은 전 세계 성모 성지에서 우리 믿음과 희망을 지켜 주시고 우리가 형제애로 서로를 보살필 수 있게 도와주십니다. 모든 이 각자에게 저의 진심 어린 교황 강복을 보냅니다.

 

로마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전문: https://cbck.or.kr/Notice/20210035?gb=K1200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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