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6주간 월요일 ’2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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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2-08 ㅣ No.4536

연중 제6주간 월요일 ’21/02/15

 

부모님의 마음은 정말 하해와 같다는 말이 맞는가 봅니다.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키우실 뿐만 아니라, 나이가 다 들어 떠난 자식마저도 돌봐주시고, 심지어는 죄를 짓고 돌아온 아들도 나무라기보다 감싸 안아주시는 모습이 참으로 경이롭고 감사드릴 뿐입니다.

 

오늘 독서를 보면, 카인은 동생 아벨을 질투하여 죽여버립니다. 그런데 동생을 죽인 카인에게 주 하느님께서는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느냐? 들어 보아라. 네 아우의 피가 땅바닥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 이제 너는 저주를 받아, 입을 벌려 네 손에서 네 아우의 피를 받아 낸 그 땅에서 쫓겨날 것이다. 네가 땅을 부쳐도, 그것이 너에게 더 이상 수확을 내주지 않을 것이다. 너는 세상을 떠돌며 헤매는 신세가 될 것이다.”(창세 4,10-12) 라고 벌을 내리십니다. 주 하느님께서 생명을 부어 넣어서 지어낸 사람에게서 생명을 빼앗아 간 죄인에게 똑같이 생명을 거둬들이는 벌을 내리시기보다, 단순히 추방형식의 벌을 내리십니다.

 

그런데 카인이 엄살을 핍니다. “그 형벌은 제가 짊어지기에 너무나 큽니다. 당신께서 오늘 저를 이 땅에서 쫓아내시니, 저는 당신 앞에서 몸을 숨겨야 하고, 세상을 떠돌며 헤매는 신세가 되어, 만나는 자마다 저를 죽이려 할 것입니다.”(13-14)

 

그랬더니 주 하느님께서는 너는 맞아 죽어도 싸다라고 내치지 않으시고, 오히려 ““아니다. 카인을 죽이는 자는 누구나 일곱 곱절로 앙갚음을 받을 것이다.’ 그런 다음 주님께서는 카인에게 표를 찍어 주셔서, 어느 누가 그를 만나더라도 그를 죽이지 못하게 하셨다.“(15) 라고 전합니다. 그러시고는 아담이 다시 자기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하니, 그 여자가 아들을 낳고는, ‘카인이 아벨을 죽여 버려, 하느님께서 그 대신 다른 자식 하나를 나에게 세워 주셨구나.’ 하면서 그 이름을 셋이라 하였다.”(25) 라고 합니다.

 

주 하느님의 이런 말씀을 듣노라면, 사람이 잘못을 저질러서 인간공동체에서 벌을 받을 수는 있어도, 주 하느님께서 생명을 불어넣어 지어내신 사람에게서 생명을 다시 거둬들이는 일은 주 하느님만의 권한이라는 말로 들립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죄를 지었어도 언제나 재생의 기회를 주십니다. 주님은 언제나 돌아갈 수 있고, 언제나 되돌이킬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십니다. 인간 세상에서 개과천선이라는 말과 회개그리고 용서라는 말이 실제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주 하느님의 이 자비로운 사랑에 경탄하고 감사드립니다.

 

사도 성 바오로의 사랑하는 여러분, 스스로 복수할 생각을 하지 말고 하느님의 진노에 맡기십시오. 성경에서도 복수는 내가 할 일, 내가 보복하리라.’ 하고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로마 12,19)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오늘 나를 용서해주신 주님의 하해와 같은 사랑에 감사드리며, 나는 가급적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만을 하고, 나 스스로 악을 품음으로써 더럽혀지지 않도록,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아시는 주 하느님께 맡겨 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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