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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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12-31 ㅣ No.4496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21/01/06

 

우리는 다급하고 아쉬우면, 주 하느님께 간절하게 매달립니다. 그런데 정작 그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감사는 커녕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식으로 잊어버리고 말 때가 많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과 헤어져 먼저 배를 타고 떠납니다. 그런데 갑자기 풍랑이 일어 배가 위태롭게 됩니다. 제자들은 혼비백산이 되어 밤새 고생하다가, 예수님께서 새벽녘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서 지나가려고 하시는 것을 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유령인 줄로 생각하여 비명을 질렀다. 모두 그분을 보고 겁에 질렸던 것입니다.”(마르 6,49-50)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그러고 나서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니 바람이 멎었다. 그들은 너무 놀라 넋을 잃었다. 그들은 빵의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졌던 것이다.”(50-52)

 

복음에서 배는 교회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교회가 예수님의 뜻과 정신에서 멀어질 때, 교회는 혼란에 빠집니다. 그때는 정작 예수님이 다가와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반가워하기보다는 더 부담스럽고 오히려 위협을 느끼기도 합니다. 내가 가끔 내 곁에 함께 있는 이들을 주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선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오히려 짐과 장애물이나 원수같이 여길 때가 있는 경우처럼 말입니다. 주 하느님을 믿는 신자로서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생을 선물로 주신 주 하느님께서 나의 미래를 선물로 열어주시지 않겠습니까?

우리에게 생을 선물로 주신 주 하느님께서 내 주변에 내 협조자를 선물로 보내주시지 않으셨겠습니까?

 

나와 함께하는 이들에게서 어떤 면의 장점과 어떤 면의 단점을 발견하고, 어떤 점을 보고 선물로 받아들이고 어떤 면을 보고 짐으로 여기는지 나 자신을 살펴봅시다. 그 기준이 인류의 다양성과 독특성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나의 이기적인 손익계산에서 나오는 배타적인 태도인지. 주 하느님께서 펼쳐주시는 세상에서 악과 미움과 절망스러운 현실이 닥치더라도, 선과 사랑과 희망을 발견하며 복음을 이루어 나가도록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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