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주간 목요일 ’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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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1-09 ㅣ No.4504

연중 제1주간 목요일 ’21/01/14

 

우리 말에 낯간지럽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 뜻은 너무 보잘것없거나 염치없는 짓이 되어 남 보기에 부끄럽다.”, “쑥스럽거나 어색하여 남 보기에 부끄럽다.”, “오글거리다.” 라는 등등의 뜻입니다. 이 말은 긍정적인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칭송받는 그 자체가 부끄럽고 송구스럽다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낯이 뜨겁다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남 보기에 부끄러워 얼굴이 몹시 화끈하다.”, “무안하거나 부끄러워 얼굴이 몹시 화끈하다.”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부정적인 행위에도 불구하고 칭송받는 것에 대한 반응이라고 합니다.

 

오늘 미사 복음은 지난 18일 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에 읽은 루카 복음 512절부터 17절까지의 내용과 같은 마르코 복음 140절부터 45절까지의 말씀입니다. 지난 주에 하고자 하시면이란 주제를 보았다면 오늘은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반응하는 이들에게 대한 함구령과 예수님의 대응에 대해 알아봅시다. 예수님께서는 나병이 나은 이를 돌려보내시면서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마르 1,44) 말씀하십니다. 왜 그러셨을까? 조금이라도 더 한 명이라도 더 알려서 예수님을 믿게 해야 하는데, 거꾸로 예수님은 알리지 말라고 하니 무슨 의도이실까?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에게 와서 병을 고치고 주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주 하느님의 뜻대로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이 아니라, 병만 고쳐주기를 바라면서 오는 이들을 반가워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구세주 하느님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믿고 따르는 이들이 아니라 병을 고치는 의사나 능력자나 기적자로 비춰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어쩌면 그들을 보면서 다 부질없는 일!’라고 실망하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여기실지 모릅니다. 아울러 예수님께서는 유다 종교지도자들의 잘못을 아주 엄중히 지적하시면서도 그들의 역할을 무시하거나 축소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이 주 하느님의 뜻과 말씀을 따르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방법대로 하기를 원해서 그런지.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45) 또 어떤 사람들은 기적을 행하는 이를 알고 있다는 것이 마치 자신이 기적을 베푸는 이들에게 가는 지름길이요 통로라고 착각하며 제시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자신이 기적을 베풀 수 있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도 할 줄 아는 것마냥 착각하기도 합니다. 운동을 하는 법을 안다고 해서 운동을 잘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예수님께서는 낯 간지러워 사람들 앞에 드러내시지 않으신다기보다는 예수님의 구원의지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자신들의 현세적인 탐욕만을 바라는 이들 앞에 나서고 싶지 않으셨나 봅니다.

 

우리는 주 하느님의 아들 우리 주 예수님께서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스스로 희생제물이 되어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심으로써 우리에게 새 생명을 주셨다는 알고 선포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예수님께 와서 빌면, 현세의 입신양명이 해결된다고 하는 미신을 선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는 주 예수님을 보내주신 아버지 하느님을 찬양하며 주 하느님의 뜻을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이 땅에서 내 몸으로 채우고 이루려고 노력합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빌면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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