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5동성당 게시판

어머님, 우리 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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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원 [hying728] 쪽지 캡슐

2001-05-08 ㅣ No.1643

비내린 다음날 눈부신 태양아래 연초록 나무색이 너무나 이쁩니다.

가끔씩 뿌연 하늘을 보면서 오염된 대기를 느낄때면

오염된 물속에서 금붕어가 껌뻑껌뻑 거리며 눈을 뜨고사는 한사람 모습이 연상됩니다.

넓은 초원을 보며 샤워기로 금방 샤워한듯한 정말 깨끗한 길가의 나무들이 그리운것은

그만큼 서울의 가로수들은 불쌍한 생각이 들정도로 색깔이 죽어있어 보입니다.

문명이 발달 할수록 삶은 편안 하지만 환경은 하느님 뜻에 역행 하고 있으니.

그래도...

계절의 여왕인 맑은하늘 오월 성모님의 달이 왔습니다.

아침에 어버이날이라고 딸아이에게 스타킹과 눈썹그리개, 정성스런 편지 두장을 받습니다.

어쩌면 그리도 마음 속 깊으고 사랑을 담은 정성이 느껴지던지

오늘만큼은 너무나 행복하고 기분이 좋은 엄마라는 존재가 분명해질수 있습니다.

어제부터 아침시간이 바빠졌습니다.

전화로 은행통장에 돈만넣으면 학교에서 점심밥을 주는 요즘세상에,

별로 해줄것 없는 엄마이기에 궁리끝에 직접 도시락을 싸주기로 했습니다.

한번도 도시락을 싸달라거나 학교에서 먹는 급식이 불만스럽다는 소리도 없었는데

먹이고 싶어서 제안을하고 권하여...아이들이 도시락을 먹기로 했습니다.

밥으론 현미를 넣고, 반찬으로 돈까스 고기를 튀기고, 어묵을 볶고, 멸치를 볶아넣고, 두부를 부치고, 총각김치를 쌌습니다.

나름대로 마음껏 정성을 담고 사랑을 보여주고 싶은거지요.

그런데 그시간이 (얼마나 갈련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신이나고 즐겁습니다.

혼자서 피식 웃기도 해보고요. "내가 유별스럽게 왜 이러는지 몰라..." 하면서요.  

도시락 첫날인 어제, 반응이...대단하던데요.

학급에서 유일하게 도시락을 먹는 딸 아들 모습을 상상해보며 염려아닌 염려도 했었는데,

너무나 맛있었고 친구들 반응이 의외로 좋았다나요.

....

요즘 잔인한 계절이라는 사월을 넘기며 찾아온 성모성월은

나무색을 들여다볼수 있을만큼 나무색 만큼이나 싱그럽고 여유롭습니다.

어머님 품은 바다처럼 넓고, 봄햇살처럼 따뜻하고, 싱그런 나뭇잎처럼 여유롭고, 목마른 대지에 단비처럼 감미롭고...자애롭고.

 

아마 사순절에 처절히 예수님 고통과 함께한 마음아픔의 어머님마음 이었다면

오월만큼은"편안한 엄마"로 맘껏 그 품에서 뒹글며 머물고싶은 치마폭같은 어머님의 모습을 그리고 싶어집니다.

도시락을 싸주면서 사랑의 정성만으로 아이들께 몸에 좋은것만 골라 먹이고 싶음처럼

부족하기만한 프란체스카 품에안고 보듬어 어루만저서 등두들기며....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 어머님 이시면서도

나의어머님이 되시고자 늘 가슴속에 머물러 계시니...

감사합니다. 사랑하구요.  

아이들을 기르며 가끔씩 어머님 아들 예수님을 키울적 모습을 생각하게 됩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오르던 어느날.

그날 한번더 아이들 편에서서 이해해주고 용서해주고 끌어안아주고 마음껏 사랑해주고...  그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뿌듯한 자신에게 얼마나 대견해 했는지요.  

성모 어머님!.

오늘, 어버이날 이라선지 맘껏 불러보고 싶습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먼동이 트이듯 나타나고, 달과 같이 아름답고, 해와같이 빛나며, 진을 친 군대처럼 두려운 저 여인은 누구실까?....어머님! 당신 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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