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54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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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12-27 ㅣ No.4491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54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요약)

평화의 길인 돌봄의 문화

 

(나해) 루카 2,16-21; ‘21/01/01 금요일

 

1.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위기는 전 세계적 현상이 되면서, 기후, 식량, 경제, 이주 문제처럼 서로 밀접히 관련된 위기들을 더욱 악화시키고 불안을 야기하였습니다. 저는 가족이나 사랑하는 이와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의사, 간호사, 약사, 연구가, 자원봉사자, 원목 사제, 병원과 보건소 직원들을 기억합니다. 그들은 큰 노고와 희생으로 병자들 곁에 함께 있어 주고, 고통을 덜어주며 생명을 살리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정치 지도자들과 민간 부문에 호소합니다. 아픈 사람들과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모든 사람을 돌보는 데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십시오. 돌봄의 문화는 오늘날 매우 만연해 있는 무관심과 버림과 대립의 문화에 맞서 싸우는 길이 됩니다.

 

2. 돌봄에 대한 우리 인간 소명의 원천이신 창조주 하느님

성경에서, 창세기의일구다돌보다라는 동사는 아담이 그의 집인 동산과 이루는 관계를 표현합니다. 또한 하느님께서 아담을 피조물 전체의 관리자이자 보호자로 삼으실 정도로 아담을 신뢰하신다는 사실도 알려 줍니다. 카인이 아우 아벨을 죽인 다음, 카인은 하느님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창세 4,9).3) , 물론입니다! 카인은 아우를지키는 사람입니다. 우리도 모든 것은 서로 관계를 맺고, 우리 자신의 삶과 자연과 맺은 관계를 올바로 돌보는 것은 형제애, 정의, 다른 이에 대한 충실함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입니다.”

 

3. 돌봄의 모범이신 창조주 하느님

카인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 때문에 저주를 받지만, 창조주께서는 카인에게 보호의 표를 찍어 주시어 그의 생명을 살려주셨습니다(창세 4,15 참조). 이 사실은,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의 불가침한 존엄을 확인해 주는 동시에, 창조의 조화를 보존하려 하신 하느님 계획도 드러내 보여 줍니다. “평화와 폭력은 공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피조물에 대한 돌봄은 안식일(Shabbat) 제정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안식일은 하느님 경배를 정하는 것 외에도, 사회 질서를 회복하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을 되살리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된 것입니다(창세 1,1-3; 레위 25,4 참조).

 

4. 예수님의 직무 안에서 돌봄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연민으로, 영과 육이 병든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시어 그들을 치유해 주셨고, 죄인들을 용서하시어 그들에게 새 삶을 주셨습니다. 주님은 양들을 보살피는 착한 목자이십니다(요한 10,11-18; 에제 34,1-31 참조). 주님은 몸을 굽혀 다친 사람을 살피고 그의 상처를 치료해 주며 그를 보살피는 착한 사마리아인이십니다(루카 10,30-37 참조). 주님은 당신 사명의 정점에서 우리를 죄와 죽음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시고자 십자가 위에서 당신 자신을 내어주심으로써 우리에 대한 당신 돌봄을 결정적으로 증명해 주셨습니다. 당신 목숨을 희생하는 선물을 통하여 우리에게 사랑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주님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나를 따라라!”(마태 9,9) 그리고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10,37).

 

5. 예수님 제자들의 삶 안에서 돌봄의 문화

첫 세대 그리스도인들은 그들 가운데에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도록 나눔을 실천하였습니다(사도 4,34-35 참조). 또한 그들의 공동체가 모든 인간적 상황에 열려 있고 언제든 가장 약한 이들을 돌볼 수 있는 환대의 집이 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6. 돌봄의 문화의 바탕인 교회의 사회 교리 원칙들

교회 본연의 섬김(디아코니아, diakonia)은 수세기 동안 교부들의 성찰로 풍성해져, 교회의 사회 교리의 심장이 되어, 선의의 모든 사람에게, 돌봄의원리’(grammatica)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원칙들과 기준들과 지침들을 담은 소중한 자산으로 제시됩니다. 이러한 돌봄의원리로는 모든 인간의 존엄 증진,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과의 연대, 공동선 추구, 피조물 보호가 있습니다.

 

7. 공동 항로를 위한 나침반

우리는 모든 사람의 가치와 존엄을 존중하고,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여 함께 행동하며, 빈곤, 질병, 노예살이, 차별, 갈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일으켜 세워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모든 이가 이 나침반을 손에 들고 돌봄의 문화에 대한 예언자와 증인이 되어 수많은 사회적 불평등의 극복을 위해 노력해 주기를 당부합니다.

 

8. 돌봄의 문화를 위한 교육

돌봄의 문화의 증진을 위해서는 가정에서 시작하여, 교육기관과 종교, 국제기구들을 통한 교육 과정이 필요합니다.

 

9. 돌봄의 문화 없이 어떠한 평화도 있을 수 없습니다

돌봄의 문화는 모든 이의 존엄과 선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하여 연대하고 참여하는 공동 투신입니다. 또한 관심을 보이고 주의를 기울이는 마음가짐, 연민과 화해와 치유의 마음가짐, 상호 존중과 환대의 마음가짐입니다. 이러한 돌봄의 문화는 평화 건설을 위한 특권적인 길입니다.

 

위기의 폭풍우에 흔들리는 인류의 배가 그나마 조금 더 고요하고 잔잔한 항로를 찾으며 힘겹게 나아가고 있는 이 시기에, 인간 존엄을 배의 키로, 사회적 기본 원칙들을나침반으로 삼으면, 우리는 안전한 공동 항로로 항해해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바다의 별이시고 희망의 어머니이신 동정 마리아를 계속 바라봅니다. 사랑과 평화, 형제애와 연대, 상호 지원과 환대의 새로운 전망을 향하여 전진할 수 있도록 다 함께 협력합시다. 다른 이들, 특히 가장 약한 사람들을 무시하게 만드는 유혹에 굴복하지 말고, 시선을 돌려 외면하는 데에 익숙해지지 맙시다. 반대로, “서로를 받아들이고 돌보는 형제자매로 이루어진 공동체의 형성을 위하여 날마다 구체적으로 노력해 나갑시다.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전문: https://cbck.or.kr/Notice/20201513?gb=K1200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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