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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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6-02-11 ㅣ No.3050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2/11


   언젠가 한 청년이 와서, “고통을 겪어야만 구원될 수 있습니까?” 그 청년은 십자가와 희생제사 그리고 그에 이은 부활을 이해하면서, 영광을 얻으려면 반드시 고통을 겪어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일견 생각해 보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 너 세상에 나가 고통을 실컷 겪어라!” 하실지는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낳을 때, “세상에 나왔구나. 내 자식 너 고생 좀 해봐라!” 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압니다. 고통을 겪는 만큼 성숙한다는 것을! 고통을 겪으면 겪을수록 세상을 구하시기 위해 짊어지신 주님의 십자가에 가까이 다가가고 참여하게 된다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루카 9,23-25) 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가끔 고통을 어서 빨리 그치게 하고 싶어서 또는 피하거나 면제받고 싶어서 도망치고 싶어 떠나거나 헤어지고 싶기도 할 때가 있습니다. 마치 명절이 지난 후 이혼률이 증가하는 것처럼. 아침마다 아이들 씻기고 학교 보내는 것을 업무요 짐으로 여겨 고통스럽다면 아이들이 얼마나 보기 싫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내 새끼 내가 씻기고 먹여서 보낸다는 사랑의 마음으로 챙겨준다면 기쁘고 행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은 내 일이고 내 삶이며 나의 소명이라고 여기고 다가오는 생애의 순간순간을 마주합시다.

   고통은 이미 시작할 때부터 그 출구가 열려있습니다. 십자가가 부활의 서곡이듯이 말입니다. 오늘 힘들다고 여긴다면 우리는 이미 구원의 길에 접어들었다고 여기며 오늘을 기꺼이 수용하고 이겨내 이 사순절을 잘 마치고 주님 부활의 영광에 참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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