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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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10-21 ㅣ No.4422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10/24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으면서도 어떤 사람은 감염이 되고, 어떤 사람은 감염이 안 된 사실을 접하면서 왜 그 사람만 감염이 되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됩니다. 어찌보면 쉽게 그 사람의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이지!’라고 답할 수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도 해석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 더욱 의아합니다. 비단 감염상황만이 아니라 사고와 재난의 상황을 겪고도 멀쩡한 사람이, 살아남은 사람이 오히려 먼저 간 사람을 대신해서 짐을 지고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이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을 죽여 버렸다는 예수님께 알립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르십니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루카 13,2.4-5)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오늘은 용케 살아남았지만 내일은 내 차례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듭니다. 그런데 오늘 살아남았다고 내일 죽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위로라도 하시듯이, 포도밭 주인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어떤 사람이 포도밭을 정성껏 꾸미고 무화과 나무 한그루를 심었지만 삼년 내내 열매가 열리지 않아서, 쓸모없는 것이라고 여겨 잘라버리려고 합니다.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동안 별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으니 이번에는 좀더 투자를 해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자고 합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8-9)

 

포도밭 주인에게 청하는 재배인의 말을 듣노라면, 오늘의 생애는 우리가 주님 앞에 새로워지고 진실해지기 위한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듭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오늘 생애가 덤으로 주어지는 생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에게 새 생명의 기회를 주시고 우리를 더욱더 당신 사랑 안으로 이끌어 주시는 주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회심하여, 주님 복음 말씀을 따라 새로워진 몸과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갑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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