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달봉 신부의 짧은 오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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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현 [dalbong6] 쪽지 캡슐

2003-03-04 ㅣ No.1945

어제는 동기들과 함께 병으로 휴양 중인 후배 신부를 만나고 왔습니다. 그 신부도 이야기 했듯이 사제에게 있어서 건강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아프니까 주위의 다른 이들이 너무 힘들어 한다는 말에 참으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건강이 신부에게뿐이겠습니까? 우리들에게 너무나 소중한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들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지요. 마음 놓고 있다가는 큰 코 다치겠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세요.

 

오늘의 복음 말씀은 마르코 10,28-31절까지의 말씀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베드로가 나서서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또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의 복도 백배나 받을 것이며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그런데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방금 읽으신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에 바로 이어진 부분으로서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을 따르라’는 예수님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제자들의 모습과 어제의 되돌아가버린 부자청년과의 대조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복음에서 전적인 포기를 요구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지 못해 울상을 하고 떠나갔던 부자 청년과는 달리 오늘 복음에서는 제자들의 대표였던 베드로가 나서서 ’저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라고 함으로써 어제 복음의 부자 청년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베드로의 이 말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전적인 포기의 구체적인 대상을 열거하십니다. 즉 제자들이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가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것은 집, 형제, 자매, 어머니, 아버지, 자녀, 토지 등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소유와 관계입니다. 제자들이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귀하고 중요한 것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현세의 포기가 내세의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 줄 것이며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된다’고 하심으로써 우리의 가치관을 완전히 뒤엎어 놓으십니다.

 

오늘 짧은 복음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만 오늘 복음은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가치있게 여기고 중요하고, 첫째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예수님께서 보시기에는, 또 하느님 나라에서는 꼭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이 세상에서 우리의 눈으로 보기에는 하찮게 보이고, 꼴찌라고 여겨 소홀히 하는 것들이 저 세상에서는 오히려 중요하고 가치있다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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