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두꺼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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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이 [pear] 쪽지 캡슐

1999-10-28 ㅣ No.1275

야니라구 했던가요?

두꺼비는

요즘 새롭게 부상되는 酒界의 샛별인가요?

 

후-

20년전쯤의 일들이 마구 떠오릅니다.

그 땐 술 잘 마시는 아녀자들이 별로 없던 때라나서

선배들의 부추김에 어깨가 으슥해져

술잔에 구멍이 난건 아닌가하는 의심까지 받아가며

사람이 좋구 술자리가 좋아서

술독에 빠진 20대의 즐거운 비명을 질러대었었지요.

지금도 그렇지만

유독히 소주를 좋아하는 이유를 몇가지 들어보자면

맑고,

투명하고,

솔직하고,

저렴하고,

그리구 무엇보다 보속이 확실하고,

두꺼비라던가 이슬이라던가 하는 이름이 진실하기 때문이지요.

술이란 놈은 마술사 같거든요.

사람과 사람을 가깝게도 하지만

때론 멀어지게도 하지요.

 

사막에 핀 나무에 물붓기같은 청춘에

술과 함께 할 수 있는 인생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헌데....

인생선배로써...

쓰잘데기 없는 사족 한마디 첨부하자면

비록 아직까지 님의 세계에서 헤어나지 못한 주모의 몸이긴지만

저처럼 속베리구 땀구멍은 있는대루 늘어나구 돈떨어진 마약쟁이 소리들어가며

가끔가다 필름이 짤리는 허탈함과

이 나이까지 자주 자주 불려다니는(?? 기웃거리는...) 처량함을 각오하실 량이시라면

 

찬란한 20대를 주님의 세계에서 꽃피워 보세요.

죽는 날까지 아니 무덤까지 하늘나라까지 가지고 갈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아주 많이 생길테니까요.

용산은 아니더라두 동부이촌동을 눈물의 홍수로 허우적대게 할지도 모른다는 뜨거운 결심을 먼저하신담에요.

 

                 늙은 주모의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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