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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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10-02 ㅣ No.4404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10/6

 

언젠가 한 번 환우를 방문하여, “오랜만에 누워 계시니 기도도 많이 하시겠네요?”라고 여쭈었더니, 그분이 너무 아파서 기도할 생각도 안 납니다.”라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프면 뒹굴면서 주님, 살려주십시오!’라고 외치기라도 할 법도 한 데 그분은 아닌가 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마르타와 마리아라는 자매의 일상을 엿보게 해줍니다. 마르타는 여러 사람을 초대하고 그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마리아는 여러 손님에게 다가가 그와 함게 대화하며 그와 대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르타가 예수님께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루카 10,40) 하고 힐난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에게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41-42) 라고 역성을 들어주십니다.

 

그런데 문득 주님 앞에 다가와 주님과 대면하고자 하는 마리아를 반기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어쩌면 정반대의 모습도 칭찬하실 듯합니다. 그러니까 만일 마리아가 예수님께, 마르타보고 제는 손님을 불러 놓고 손님과 이야기 할 생각은 안 하고 저렇게 손님을 위한 일을 한다고 손님 곁을 비워두고 있으니 일을 그만하고 여기 와서 손님과 함께하라고 해주십시오.’라고 마르타를 힐난하면,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에게 똑같이 마르타의 몫을 중히 여겨달라고 하실지도 모릅니다.

 

평소에 주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 연습을 하면서 기도를 습관화시켜 두지 않으면, 나중에 시간이 나도 어떻게 주님과 함께할 줄 모르고 자신의 몸과 마음이 그렇게 주님께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가 봅니다. 운동도 습관화시켜야 하듯이 기도도 습관화시켜야 몸과 마음이 자연스레 주님을 찾게 되는가 봅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마르타처럼 열심히 일을 해야 하지만, 마리아처럼 주님과 함께함으로써 오는 생명의 양식과 기쁨을 오늘 여기서 맛보시기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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