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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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09-10 ㅣ No.4378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9/11

 

신학생 시절에 한 번은 영적지도 신부님이 제게 너는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잘 알아보면서 너 자신은 왜 그렇게 늦게 보냐?”고 지적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빼낼 수 있을 것이다.”(루카 6,41.42)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어떤 때는 제가 쓴 글을 아무리 다시 읽어봐도 오탈자를 발견하기가 어려운데, 다른 이가 보면 보이니 말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다른 이의 단점과 약점은 금방 눈에 띄지만, 장점과 가능성은 잘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나 자신을 바라볼 때는 단점과 위선을 발견하고, 다른 이를 볼 때는 장점과 가능성을 발견하여 북돋아 주기로 합시다.

 

아울러 요즘 사회적으로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를 마치 죄인처럼 바라보고 안좋은 감정들을 주고받는 경향이 보입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확진자는 어떤 의미에서 전염 가능성을 가진 환우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는 전염된 피해 환우입니다. 어쩌면 코로나19 확진자들은 우리를 대표해서 병을 앓으며, 우리를 대신해서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일 수 있습니다.

 

방역당국에서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만큼 스스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개인위생에 조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또는 자신의 방심과 실수로 인하여 감염된 확진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누구를 탓한다고 확산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므로, 환우들에게 낙인을 찍고 비난하거나 저주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더 이상 전염병이 확산이 되지 않도록 다같이 노력하면서, 무엇보다 먼저 환우들이 어서 빨리 쾌유되어 건강하고 기쁜 모습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희대의 투병으로 고통 속에 있는 환우들을 치료하는 의료진과 함께 환우 가족들을 위로하고, 기도하고 배려하면서, 환우 개인이나 어느 누구의 책임과 노력만이 아니라 다 같이 고통을 나눠 짊어지면서 새로 났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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