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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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09-12 ㅣ No.4387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9/19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요약)

 

너희는 이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한 해로 선언하고,

너희 땅에 사는 모든 주민에게 해방을 선포하여라. 이 해는 너희의 희년이다”(레위 25,10)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1. 기억을 위한 때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모든 피조물의 최종 목적은 하느님의 영원한 안식 안으로 들어가는 것임을 기억하도록 초대받습니다. 실제로 희년은 사랑의 공동체로 존재하고 번성하라는 피조물의 본래 소명을 기억하기 위한 은총의 때입니다. 우리는 오직 관계 안에서만 존재합니다. , 창조주 하느님, 공동 가족 구성원인 우리의 형제자매, 우리 공동의 집에서 살아가는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과 맺는 관계 안에서만 우리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희년은 상호관계적인 우리 존재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는 기억의 때입니다.

 

2. 돌아가기 위한 때

희년은 회개를 통하여 되돌아가기 위한 때입니다. 우리는 창조주와 타인과 다른 피조물과 맺은 관계의 끈을 끊어버렸습니다. 이 손상된 관계를 치유하여야 합니다. 희년은 사랑이신 창조주 하느님께 되돌아가는 때입니다. 우리가 만물의 원천이시며 기원이신 창조주와 평화롭지 않다면, 우리는 피조물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없습니다. 희년은 억압받은 이들과 인신매매와 아동 노동을 포함하여 현대의 다양한 형태의 노예살이의 멍에에 매인 모든 이를 해방시켜 주는 때입니다.

 

또한 우리는 땅에 다시 한번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생물 다양성의 붕괴, 기후 재해의 급증, 불공평하게도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현재의 전 세계적 감염병 확산, 이 모든 것이 우리의 무절제한 소비욕에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상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전하려고, 또 우리가 그 아름다움 안에서 만물의 주님을 알아 뵙고 그분께 돌아갈 수 있게 도우려고 창조되었습니다.

 

3. 휴식을 위한 때

하느님께서는 당신 지혜로 안식일을 마련해 두시어, 땅과 그 안에 사는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기력을 회복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성장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와 끊임없는 생산과 소비의 순환 때문에 환경은 녹초가 되고 있습니다. 숲이 줄어들고, 토양이 침식되며, 들판이 사라지고, 사막화가 진행되며, 바다는 산성화되고, 폭풍은 그 위력을 더해 가고 있습니다. 피조물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희년 동안, 우리를 지탱해 주는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생계 수단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전 세계적 감염병 확산은 어떤 측면에서는 우리가 더 단순하고 지속 가능한 생활양식을 재발견하도록 이끌었습니다. 지구를 쉬게 하면 지구가 얼마나 회복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공기가 더 깨끗해졌고, 물은 더 맑아졌으며, 이전에 사라졌던 많은 종의 동물들이 본래의 서식지로 되돌아 왔습니다. 우리는 이 결정적인 순간을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불필요하고 파괴적인 목표와 활동을 종식시키고, 생명을 가져다주는 가치와 관계와 계획을 증진해 나가야 합니다.

 

4. 회복을 위한 때

희년은 창조가 본래 지니고 있던 조화를 회복하고 어긋난 인간관계를 치유하는 때입니다.

저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보건과 사회와 경제의 위기에 봉착하여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가장 취약한 나라들의 부채를 탕감해 달라고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또한 공동선에 초점을 맞추고 글로벌 사회 생태 목표들의 달성을 보장하는 정책과 입법과 투자를 통하여, 전 세계적, 지역적, 국가적 차원에서 개발되고 시행되고 있는 회복 장려책들이 실효를 거둘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지구의 회복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기후 위기 상황 한가운데 놓여 있기에, 기후 균형의 복구가 지극히 중요합니다. 파리 기후 협정에서 정한 대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데에 우리는 온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 제한선을 넘어선다면 대재앙이 일어날 것입니다.

 

생물 종이 멸종되고 생태계가 훼손되고 있는 이 유례없는 상황에서, 생물 다양성의 복원 역시 지극히 중요합니다. 무서울 정도로 빠른 생물 다양성 손실을 막고자 2030년까지 지구의 30퍼센트를 보호받는 군락지로 지켜야 한다는 국제 연합의 호소를 지지해야 합니다.

 

우리는 세세대대로 그 땅에 살아온 사람들이 땅의 이용권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도록 보장하면서 정의에 따르는 회복을 이루어야 합니다. 기업들, 특히 파괴적으로 화석 연료, 광물, 목재를 채취하고 농공업 상품을 착취함으로써 자기들 나라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저개발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다국적 기업들의 손아귀에서 토착 공동체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5. 기뻐하기 위한 때

성경 전승에 따르면, 희년은 온 땅에 울려 퍼지는 나팔 소리로 시작되는 기쁨의 때입니다. 생태 위기에 대처하는 일선에서 활약하는 수많은 젊은이와 공동체 특히 토착민 공동체를 보는 일은 우리에게 큰 기쁨입니다. 이들은 변할 수 있다는 것을알고, ‘지구를 위한 희년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찬미받으소서특별 기념의 해가 우리 공동의 집과 가난한 이들을 돌보려는 지역적 국제적 차원의 여러 계획들을 어떻게 북돋워 주고 있는지 보며 기뻐합니다. 우리는 또한 신자 공동체가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고자 모이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합니다. 창조 시기가 진정한 교회 일치의 계획이 되고 있다는 데에 각별한 기쁨을 느낍니다. 창조주께서 지구를 위한 우리의 작은 노력을 당신 사랑으로 지켜 주신다는 사실에 기뻐합시다. 지구는 또한,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고”(요한 1,14), 성령께서 내려오시어 끊임없이 새롭게 해 주시는 하느님의 집입니다.

 

주님, 당신의 숨을 내보내시어 땅의 얼굴을 새롭게 하소서’(시편 104[103],30 참조).

 

로마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202091일 프란치스코

 

(원본: https://cbck.or.kr/Notice/20201271?page=1&gb=K1200)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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