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하느님 섭리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 미사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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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6-11-19 ㅣ No.3147

하느님 섭리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 미사 11/19

 

살면서 가장 하기 싫은 일이 그야말로 마지못해 하는 일입니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 등이 우리를 귀찮고 피로하게 합니다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그런 일을 하시게 됩니다. 예수님이 생각할 때는 아직 하면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 2,4) 그러나 예수님은 어머니 마리아의 간곡한 청을 거듭 물리치지 못하고 못내 주님의 능력을 드러내시게 됩니다. 예수님에게도 어머니는 거절하실 수 없는 존재였나 봅니다.

 

어머니 마리아도 능력을 발휘하기를 꺼려하고 영광을 드러내기를 주저하는 아들에게 거듭 요청하는 것이 마음은 편치 않으셨을지 몰라도, 잔치 집에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사안이 사안인지라 거듭 청하십니다. “포도주가 없구나.”(3) 단순히 사안이 문제가 아니라, 어머니 마리아는 집 안에서 이미 소소하게 어머니를 도우면서, 가끔 기적 같은 일을 일으키는 아드님의 모습에서 신성을 발견하고 능력을 여러 번 겪으셨으리라 봅니다. 그래서 아들 예수님께서 마음만 먹으면 해주실 수 있으리라고 믿었기에 다시 청합니다. 심지어는 일하는 이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5) 라고 하시면서 아들 예수님을 향한 어머니의 신뢰를 전폭적으로 표하십니다.

 

아울러 예수님과 함께하는 이들은 있어도 못내 믿지 못하고 사제의 관계가 기름과 물처럼 따로 노는 듯한 상황에서, 어머니 마리아는 제자들에게도 믿음을 확고하게 해 줄 기회라고 생각하셨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런지 복음서의 말미에서 요한 복음 사가는 이 기적 기사를 마무리 하면서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11) 라는 말을 집어넣습니다.

 

오늘 성모신심 미사를 봉헌하면서 어머니 마리아의 구속사업에서의 중요한 위치와 역할을 다시금 되새깁니다. 주 예수님께서 해주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계시다는 굳은 믿음과 못내 거절하지 않으시고 들어주시리라는 전폭적인 신뢰 그리고 그 영광이 드러나면 모든 이의 현세적 행복과 내세적인 구원에 도움이 되리라는 염원을 가지고, 자신에게 사적이거나 직접적인 이익이 돌아가는 일도 아니면서 주님께 대신 청하는 어머니 마리아의 역할과 위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며 감격과 감사를 드립니다.

 

카나의 혼인잔치 기적기사를 묵상하며 되새겨 봅니다. 지금까지 내 생애 안에 너무 소소하여 미처 주님의 능력이 내게 드러났다고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라도 주님께서 내 인생에 개입하시고 함께하시며 영광을 드려내셨던 순간들이 언제 어느 때 일어났는지! 그리고 어머니 마리아께서 내 삶의 긴박하고 심각한 상황에서 얼마나 나를 대신하여 주 예수님께 간구해주심으로써 내게 은총이 내려졌는지! 나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의 순간들에 함께하시며 영광을 드러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믿음을 더해 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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