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부활 제6주간 화요일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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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05-18 ㅣ No.4258

부활 제6주간 화요일 5/19

찬미받으소서 주간 강론: 찬미받으소서 주간 네 번째 강론: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작은 형제회 김종화 신부님

 

이러한 상황은 누이인 지구가 세상의 모든 버려진 이들과 더불어 외치며 우리가 다른 길을 찾아볼 것을 호소하게 합니다. 우리의 공동의 집을 지난 200년 동안 아프게 하고 잘못 다룬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하느님 아버지의 도구가 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찬미받으소서’, 53)

 

 

1.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원천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중세 이탈리아에서 복음을 선포하셨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통합 생태론을 전개하고 계십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시고자 하느님과 이웃, 자연, 그리고 자기 자신과 멋진 조화를 이루시며 소박한 삶을 사셨던 분입니다. 특히, 성인은 자연 보호, 가난한 이들을 위한 정의, 사회적 헌신, 내적 평화가 어떠한 불가분의 유대를 맺고 있는지를 잘 보여 주셨습니다('찬미받으소서', 10).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과 프란치스코 교종은 하느님의 사랑(좋음)’이라는 주제로부터 세상을 바라보십니다. 성인은 형제들 모두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하셨습니다. “지극히 높으시고 지존하신 주 하느님께 모든 좋은 것을 돌려 드리고, 모든 좋은 것이 바로 그분의 것임을 깨달으며, 모든 선에 대해 그분께 감사드립시다. 모든 선이 그분에게서 흘러나옵니다.”

 

성인의 말씀에서 알 수 있듯이, 하느님은 선(좋음)이시며, 이 세상의 피조물 또한 하느님의 선하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의 근원으로서 가장 좋으신 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이러한 통찰이 있었기에, 성인은 세상 안에서 가난한 순례자로 살아가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사랑으로 선물하셨기에, 우리 인간은 하느님의 선을 소유할 수 없습니다('찬미받으소서', 220항 참조). 이 세상에서 우리 인간의 역할은 세상의 모든 좋은 것을 하느님께 되돌려 드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깨달으신 참된 복음적 가난의 태도였습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복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프란치스코 교종 또한 하느님께서는 선하시며 사랑이시다.”라는 주제에 집중하고 계십니다. 교종은 창조를 묘사하시면서, 창조의 전체가 하느님의 사랑으로부터 온 것임을 분명히 언급하시며 창조는 사랑의 질서입니다.”라고 표현하십니다('찬미받으소서', 77). 또한 보나벤투라 성인의 글을 인용하시며 모든 피조물은 그 안에 고유한 삼위일체 구조를 담고 있으며, 실제로 인간의 시야가 그토록 좁고 어둡고 취약하지 않았다면 이를 쉽게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찬미받으소서', 239).

 

 

2. “공동의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찬미받으소서', 17-61)

오늘날 우리 인류가 살아가고 있는 공동의 집은 하느님의 사랑과 선하심으로 창조되었습니다. 인간은 피조물과의 관계 안에서 그곳을 일구고 돌보는”(창세 2,15) 청지기의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이 땅을 지배”(창세 1,28)하는 의미로 왜곡하여 자연을 파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9세기 산업화를 시작으로 전 세계는 약 100년간 엄청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인류역사상 유례없는 경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산업화를 통한 경제 성장은 일부 국가들에게 엄청난 부유함을 제공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대규모의 자연재해, 기후 난민과 이주민의 증가, 극심한 빈곤, 경제 양극화, 생물 다양성의 파괴, 새로운 바이러스의 창궐 등 수많은 위험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의 평균 기온은 18세기 산업화 이후 1도 상승했고, 최근에는 10년마다 0.17도씩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2040년이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시작 전보다 최소 1.5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더 상승하여 1.5도가 되면 비가역적 성질을 갖게 되어 이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탄성력을 잃게 됩니다. 지구가 넘지 말아야 할 온도가 바로 1.5도입니다.

 

 

3.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오늘날의 수많은 문제들은 단순히 개인적 선행의 총합이 아니라 공동체의 협력망을 통하여 해결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결집된 힘과 일치된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변화를 이루는 데에 필요한 생태적 회개는 공동체의 회개이기도 합니다”('찬미받으소서', 219). 정부와 기업 그리고 언론에서는 환경 문제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서 개인의 행동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적정 실내 온도 유지, 전자 제품 플러그 뽑기, LED 전구 사용, 대중교통 이용, 일회용품 자제, 쓰레기 재활용 등에 대한 내용을 홍보하고 장려합니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개인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개인의 행동만을 강조할 수 없는 긴급한 상황입니다. 화석연료 사용을 통해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수많은 기업들은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탈탄소 사회로 전환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후 위기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기후 정의와 에너지 전환을 준비해야 합니다. 국회 또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탄소 배출 제로와 기후 정의 실현을 위한 기후 위기 대응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교회 공동체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강론과 교리교육을 통하여 정기적인 생태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나가야 합니다. 교회 건물의 에너지를 화석연료나 핵발전이 아닌 신재생 에너지(태양광, 태양열 에너지 등)로 전환하고, 기후 위기를 가속화시키는 화석연료 기업과 금융에 투자된 자산을 멈추는 투자 철회 운동’(divestment)에 동참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수많은 글로벌 금융 기관들이 석탄 발전의 윤리적이고 환경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시장 경쟁력 약화로 인한 재무적 위험성 때문에 투자를 철회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 안에서도 벨기에,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필리핀 주교회의를 중심으로 수많은 가톨릭 기관들에서 투자 철회 입장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 교회에서도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 철회 운동에 동참해야 합니다.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의 시중 은행 대부분은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하고 있었으며 전북은행제주은행만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

 

특히 공적 금융 기관들의 지원으로 건설되는 국내외 석탄 발전소들은 현지 주민들의 대기질 악화와 더불어 수많은 사회적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환경을 위해 개인적으로 열심히 실천하더라도 화석연료 기업과 금융에 투자하는 자산을 멈추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기후 위기를 가속화시키는 화석연료 기업이 문제라면 그러한 기업을 통해서 이익을 얻는 투자도 잘못이기 때문입니다.

 

원문 https://blog.naver.com/cbckmedia/221956635495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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