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부활 제6주간 수요일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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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05-18 ㅣ No.4259

부활 제6주간 수요일 5/20

찬미받으소서 주간 다섯 번째 강론: 하느님께서 예수님의 눈길로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습니다(창세 1,31 참조)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백종연 신부님

 

 

창세기에 나오는 상징적이고 서사적인 고유한 언어로 표현된 창조 이야기는 인간의 삶이 근본적으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세 가지 관계, 곧 하느님과의 관계, 우리 이웃과의 관계, 지구와의 관계에 기초를 두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성경에 따르면 이 세 가지 핵심적인 관계는 이 세상과 우리 안에서 깨어졌습니다. 이러한 불화가 죄입니다.”('찬미받으소서', 66)

 

신약성경은 우리에게 지상에 계셨던 예수님과, 예수님께서 이 세상과 맺으신 실재적인 사랑의 관계를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 이 세상의 피조물은 더 이상 자연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부활하신 분께서 이 모든 피조물을 신비롭게 간직하시며 그들의 목적인 충만으로 이끌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시며 감탄하셨던 들판의 바로 그 꽃들과 새들은 이제 그분의 빛나는 현존으로 충만하게 됩니다.”('찬미받으소서', 100)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진리의 영께서 하실 일을 알려 주십니다. 제자들은 진리 안으로 이끌려 들어갈 것입니다. 진리의 말씀, 곧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며, 그분의 말씀은 참되고, 그분을 믿는 이는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될 것입니다. 진리의 영께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누구이신지 제자들이 깨닫게 하셨고, 그렇게 하느님의 아드님을 믿고 알게 된 제자들은, 교회를 통해 주님이 누구이신지 계속해서 선포해 왔습니다.

 

생태계의 위기, 기후 위기라는 비상 상황을 맞은 이 시대에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는 교회를 통해 다시 한번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이신지, 왜 이 세상에 오셨는지, 그리고 그분을 주님으로 고백하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사랑의 계명을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그 길을 알려 주십니다. 우리가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 귀 기울인다면 진정한 회심과 삶의 전환을 통해 이 지구에 닥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피조물의 목적은 하느님

진리의 영께서는 교회가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피조물의 궁극적인 목적이 하느님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선포하게 하십니다. “다른 피조물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피조물은 우리와 더불어 그리고 우리를 통하여 공동의 도착점, 곧 하느님을 향하여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을 품어 주시고 빛나게 해 주시는 초월적 충만 안에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성과 사랑이 부여된 인간은 그리스도의 충만으로 이끌려 모든 피조물을 그들의 창조주께 인도하라는 부르심을 받습니다.”('찬미받으소서', 83) 참으로, 다른 모든 피조물도 우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을 향하여 나아가도록 창조되었습니다.

 

하느님은 모든 피조물의 아버지

모든 피조물은 우리 인간과 함께 한 분이신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십니다.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에서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보시니 참 좋았다고 하셨습니다(창세 1,31). 모든 것을 당신의 선하심을 드러내고 나누기 위해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모든 피조물을 어여삐 여기시고 보살피십니다. 이 세상에 오셔서 그 어떤 피조물도 소홀히 대하지 않으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대화를 나누시면서, 하느님께서 모든 피조물과 아버지로서 맺으신 관계를 깨달으라고 권유하시며, 하느님 보시기에는 그들 모두 중요하다는 사실을 감동적인 온유함으로 상기시켜 주셨습니다.”('찬미받으소서', 96)

 

하느님을 반영하는 피조물,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피조물

오늘의 독서인 사도행전에서 바오로 사도는 아테네 시민들에게 하느님을 알리며, 그분을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하느님”, “하늘과 땅의 주님”, “사람의 손으로 지은 신전에는 살지 않으시는분으로 선포합니다. 그 하느님께서 모든 피조물 안에 현존하신다고 '찬미받으소서'는 가르칩니다. 그리고 모든 피조물이 각자 고유한 방법으로 하느님을 드러내고 있다고 가르칩니다. 그렇다면, 어찌 인간이 피조물을 함부로 대할 수 있겠습니까?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무한한 지혜와 선의 빛을 반영하고('찬미받으소서', 69), 하느님의 사랑, 무한한 자애를 나타내며('찬미받으소서', 84), , 하느님께서 피조물들을 통해 당신을 계시하십니다('찬미받으소서', 85). “우리가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느님을 반영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면, 모든 피조물에 대하여 주님께 찬미를 드리고 피조물과 함께 주님을 흠숭하려는 마음을 품게”('찬미받으소서', 87) 될 것입니다.

 

회칙은 피조물이 하느님 현존의 자리라는 것을 강조합니다('찬미받으소서', 80). “모든 피조물 안에는 생명을 주시는 성령께서 살아 계시며 우리가 하느님과 관계를 맺도록 초대하십니다.”('찬미받으소서', 88) “또한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영광스럽게 되시어 당신의 보편적 주권으로 모든 피조물 안에 현존하신다는 것도 보여 줍니다.”('찬미받으소서', 100) “우리를 매우 사랑하시는 생명의 주님께서는 늘 이 세상 중심에 현존하십니다.”('찬미받으소서', 245)

 

 

자연의 일부인 인간에게 주어진 임무

이처럼 '찬미받으소서'는 하느님께서는 피조물 안에 현존하시며, 말씀이신 성자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창조된 이 세상은 하느님을 향하여 존재한다는 진리를 강조합니다. 물론, 회칙은 인간이 그 어떤 다른 피조물보다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고,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되었음을 잊지 않습니다. 그 어떤 피조물도 인간에게 맡겨진 역할을 대신할 수 없기에, 인간은 하느님의 자비하심과 사랑을 닮아 피조물을 돌보고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회칙이 다른 피조물들도 하느님을 드러내고, 하느님께서 그 안에 현존하실 정도로 중요한 존재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인간이 다른 피조물과 함께 살아가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피조물이기 때문임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더구나, 창조주이시며 구세주이신 주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이 세상에 인간의 모습으로 강생하시고, 부활하시어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고, 그분께서 모든 피조물 안에 현존하신다면, 그리고 그 피조물들이 하느님을 다양한 방법으로 드러낸다면, 그 피조물들을 돌보고 가꾸지는 못할망정, 우리 인간의 이익만을 위해 피조물을 파괴하고 착취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는 곧 삼위일체 하느님께 죄를 짓는 일이고, 다른 피조물과 인간에게도 죄를 짓는 것입니다('찬미받으소서', 8항 참조).

 

참으로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이 물질세계에 몸소 오시고 이제 부활하시어 모든 존재의 내면에 현존하시며 사랑으로 감싸 주시고 당신 빛으로 밝혀 주신다는 확신”('찬미받으소서', 221)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확신은 우리가 다른 피조물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합니다. , 우리의 신앙이 생태계를 보호하라고, 공동의 집인 지구를 보호하라고 촉구하는 것입니다.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 지구가 겪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피조물을 돌보는 일을 넘어서 동시에 우리 인간을 위해 필수적인 일입니다. 이를 기억하게 하려고, '찬미받으소서'는 인간이 이 세상의 일부이며 구성원이라는 것, 우리가 다른 피조물들과 함께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우리는 육신을 통하여 우리를 둘러싼 세상과 긴밀하게 결합하였습니다('찬미받으소서', 89).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에 속하므로, 자연과 끊임없는 상호 작용을 합니다.”('찬미받으소서', 139)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진리이지만, 이 진리를 우리 인간이 너무나 무시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현재 지구가 고통받고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지구에서 살아가는 가난하고 작은 이들이 점점 더 고통받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를 모든 속박에서 해방하시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다른 피조물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라고 호소하시며, 성령을 보내시어 우리를 흔들어 깨우십니다. 우리는 성령을 통해서 깨닫게 하신 하느님과 인간, 피조물과의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필요한 은총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모든 피조물과 함께 창조주이시며 구세주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충만한 삶을 살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아멘.

 

원문 https://blog.naver.com/cbckmedia/221956638865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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