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주간 수요일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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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01-21 ㅣ No.4117

연중 제2주간 수요일 1/22

 

어떤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이루어졌을 때, 좋아하면서 그 모든 것이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인 양 자랑하며, 주 하느님께서 축복을 내려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가 하면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을 때, 그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거나 주 하느님께서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으신다고 낙담하고 섭섭해하기도 합니다.

 

사울 왕 시대에 이스라엘이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울 때 필리스티아인들 진영에서 골리앗이라는 갓 출신 투사가 하나 나섰는데, 그는 키가 여서 암마하고도 한 뼘이나 더 되었다고 합니다.”(1사무 17,4) 그 투사 때문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싸움에 나서지도 못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때 다윗이 사울 왕 앞에 나아가 자신이 싸우겠다고 합니다.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제안에 왕은 말렸지만, 소년 다윗이 말합니다. “사자의 발톱과 곰의 발톱에서 저를 빼내 주신 주님께서 저 필리스티아 사람의 손에서도 저를 빼내 주실 것입니다.”(37) 그러고는 다윗은 자기 막대기를 손에 들고 개울가에서 매끄러운 돌멩이 다섯 걔를 골라서 메고 있던 양치기 가방 주머니에 넣은 다음, 손에 무릿매 끈을 들고 그 필리스티아 사람에게 다가갔다.”(40) 다윗은 그를 비웃는 골리앗에게 너는 칼과 표창과 창을 들고 나왔지만, 나는 네가 모욕한 이스라엘 전열의 하느님이신 만군의 주님 이름으로 나왔다. 오늘 주님께서 너를 내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 나야말로 너를 쳐서 머리를 떨어뜨리고, 오늘 필리스티아인들 진영의 시체를 하늘의 새와 들짐승에게 넘겨주겠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 계시다는 사실을 온 세상이 알게 하겠다. 또한 주님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로 구원하시지 않는다는 사실도, 여기 모인 온 무리가 이제 알게 하겠다. 전쟁은 주님께 달린 것이다. 그분께서 너희를 우리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45-47) 라고 외치고는 무릿매질을 하여 필리스티아 사람의 이마를 맞추자 골리앗은 땅바닥에 얼굴을 박고 쓰러집니다. “다윗은 달려가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밟고 선 채, 그의 칼집에서 칼을 뽑아 그를 죽이고 목을 베었다.”(51) 고 합니다.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윗이 정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몰라서 그랬을까? 다윗은 필리스티아인 투사 골리앗의 이마에 돌을 맞추면 그가 죽으리라고 확신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면서 이 기사를 전하는 성경작가의 의도를 들어봅니다. ‘너는 무기를 들고 우리를 치러 나왔지만 나는 하느님이신 만군의 주님 이름으로 나왔다는 것.’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과 함께하신다는 것.’ ‘주님께서는 무기로 사람을 구원하지 않으시고, 전쟁은 힘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주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 이 세 가지 요점을 통해 성경작가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전쟁에서 무기를 가지고 싸우지만 정작 전쟁의 승패는 주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이 성경 기사를 읽으면서 성공과 실패는 어느 누구의 손에 달려있지 않고 주 하느님께 달려 있는 것이므로, 우리가 성공했다고 해서 그것이 자신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인 양 오만불손할 필요가 없고, 우리가 실패했다고 해서 그것이 자신의 실수와 부족함으로 빚어진 것인 양 낙담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분이 지금 열매를 맺을 때가 되었고 필요하다고 느끼시면 이루어주실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이루어주실 때까지 기다리거나 다른 목표와 방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가 할 바를 다하고 우리의 노력을 다 기울일 뿐 그 나머지 결과는 주님께서 이루신다는 것을 겸허히 인정하고 결과는 주님께 맡기며 이끌어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어차피 우리의 인생이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기 위한 삶이니 말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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