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2/5 수요일

인쇄

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02-04 ㅣ No.4131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2/5 수요일

 

언젠가 어느 신부님이 시골 동창 신부님의 집에 놀러가서 하루 자고 다음 날 아침 창문을 열었는데 그 창문이 창틀에서 벗어나 신부님의 눈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급히 병원에 입원하고 실명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많은 신자들이 기도를 하고 의료진의 노력으로 눈이 서서히 치료되어 다시 보이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모여서 기적이라고 감탄하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었는데, 정작 그 시골 성당 신부님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나는 매일 아침 창문을 열었는데 그 창문이 내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것도 기적이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을까? 그의 손에서 저런 기적들이 일어나다니!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세,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우리와 함께 여기에 살고 있지 않는가?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마르 6,23) 이분들의 경우에는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아는 것이 병이 되어버렸습니다. 차라리 전혀 모르고 자신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 오면 신기하게 여기고 감탄할 터인데, 자신들이 아는 집안의 아이가 되돌아오니까 별 것 없는 데 무슨 영광을 누리려고 하는가 하면서 존중과 존경보다는 부정과 질시를 퍼붓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4) 라고 말씀하시며, “그곳에서 몇몇 병자에게 손을 얹어서 병을 고쳐 주시는 것밖에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실 수 없었다.”(5) 라고 합니다.

 

신비가 신기한 이유는 눈으로 그 과정이 보이지 않거나 설사 보인다고 하더라도 잘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비는 지성적으로 이해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기에 신비라고 하고, 의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머리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신비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이해할 수 없는 주 예수님과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사랑에 감사드리며 주님을 향한 믿음이 생겨나고 더해지며,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은총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9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