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34주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19/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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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9-11-23 ㅣ No.4054

연중 제34주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다해) 루카 23,35-43; ’19/11/24

미사의 영성 17 파견

 

 

 

그냥 세상의 다른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 하나 먹고 사는, 거기에 내 일생의 기쁨과 희망과 의미를 두려고, 아니 달리 말한다면 좀 더 나은 현세적인 삶을 위해 신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 주님은 나를 하늘 나라를 건설하는 데 참여하라고 부르신 것이고, 우리는 그러한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것입니다. “그들이 주님께 예배를 드리며 단식하고 있을 때에 성령께서 이르셨다. ‘내가 일을 맡기려고 바르나바와 사울을 불렀으니, 나를 위하여 그 일을 하게 그 사람들을 따로 세워라.’”(사도 13,2) 미사가 끝났습니다. 이제 무엇을 할 것입니까? 주님께서는 나를 세상 사람들 가운데서 따로 부르셔서 무슨 일을 맡기셨습니까? 그 일을 시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님께서는 승천하시면서 사도들에게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8-20)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사도들은 성령을 받은 후 대담하고 열정적으로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우리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써 우리를 구원하셨을 뿐 아니라, 그분은 부활하셔서 우리의 구세주로 하느님 오른 쪽에 앉아 계시며, 마지막 날 우리를 구하러 다시 오실 것이다.” 라고 부활하신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였습니다. 이 복음을 믿고 사람들은 세례를 받아 교회를 이루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회체제와 지배체제를 유지하기 위하여 종교를 이용합니다. 그래서 기존 종교와 사상에서 정치적인 권위와 권력에 절대권을 부여하여 사회를 통치하고 질서를 유지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체제유지를 위한 종교적 처신을 배척함으로써 박해를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리스도인들이 인간 평등이라는 기치 아래 사랑의 희생봉사를 함으로써, 이해관계 속에 얽혀 있는 사람들에게 질투와 시기를 사서 박해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신자들은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사실 너희에 앞서 예언자들도 그렇게 박해를 받았다.”(마태 5,11-12)하신 주님의 말씀 그대로 박해를 받아들여 순교하기까지 이른 것입니다. 교우들은 주님의 말씀대로 순교하면 주님처럼 하늘나라에 올라 영생을 누리는 것이요, 부활하리라는 확신 속에서 기꺼이 죽음을 당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이들을 붉은 순교자라고도 합니다. 한편 순교는 못했더라도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밀라노 관용령으로 종교 자유를 얻기까지 로마의 지하 무덤(카타꼼)에서 신앙생활을 하며 생애를 마친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을 푸른 순교자라고도 합니다. 그러므로 순교는 주님이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루카 24,46-48)라고 말씀하신 바로 그대로 증거하는 것입니다.

 

박해시기가 끝나자 순교에 이르는 박해가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젠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자 교회는 전보다 더 활발히 주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그 가르침을 진지하고 철두철미하게 살고자 노력했고, 그러한 노력은 수도생활이라는 형태로 발전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수도자들을 흰 순교자라고도 했습니다. 수도자들은 인류를 구원하라는 하느님의 말씀에 순명하여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의 뒤를 따라 교회에 순명했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하느님의 권능을 포기하시고 인간과 똑같은 조건을 가지고 오신 주님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가난한 사람들처럼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또한 모든 유혹을 물리치시고 아버지의 뜻과 아버지의 나라만을 순수히 택하시고, 그것을 이루기 위하여 헌신하신 주님처럼 온전히 주님의 말씀과 주님의 교회만을 택함으로써 정결을 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문명이 발달하고 사회의식이 발달해 가면서 사람들은 점점 하느님을 찬미하고 섬기기보다 현세적이고 물질적인 안위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깊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점점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사람들이 서로를 자신들의 이익과 이해를 위해 적대시하게 되어 결국은 전쟁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 속에서 교회는 참으로 신자들을 세상에서 끌어내 교회에서 거룩하게 살도록 하기보다는, 사회자체를 복음의 하느님 나라로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곧 복음을 증거하고, 복음을 이루며 사는 데 헌신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신앙생활을 양심의 순교자, 말씀의 증거자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이렇게 복음을 사는 양심의 순교자들이 마지막날 붉은 순교자도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특별히 103위 순교성인들과 124위 순교복자들의 후손입니다.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피로 자신의 신앙을 증거해 왔습니다. 그러한 피의 밭 위에 우리 한국 천주교회는 자라났고, 오늘 우리 사회 안에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우리는 우리의 후손들에게 어떤 교회를 물려 줄 것입니까? 우리는 우리 선조들의 순교신앙을 오늘 우리의 삶 속으로 되살려 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 안에서 우리의 신앙이 가르치는 바와 어긋나고 반대되는 관습과 사상을 그리스도교적인 가치관으로 받아들여 변화시키면서 주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심고 가꾸어 나가야겠습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복음화를 현대 세계에 맞추어 재확인하는 현대의 복음선교’ 17항에서 과거에는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에게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설교하고,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성사와 다른 성사들을 베푸는 것을 복음화라고 규정하려 하였을 수 있습니다.”라고 밝히며, 이것이 복음화의 의미를 빈약하게 하고 나아가 왜곡할 위험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18항에서 복음화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복음화의 목적은 바로 이러한 내적 변화이며, 한마디로 표현하여, 교회가 복음화한다는 말은, 교회가 자신이 선포하는 메시지의 거룩한 힘을 통하여 모든 개인과 집단의 양심, 그들의 활동, 그들의 삶과 구체적인 환경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이 복음화를 설명하는 가장 알맞은 표현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미사전례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미사를 드리는 것은 주님을 복음으로 받아들이고 주님과 일치하고자 하는 것이요, 주님을 통해 생명을 얻고자 함이요. 한편으로는 무엇보다도 주님의 복음을 우리가 머물러 살고 있는 이 세상에 선포하고 이루고자 함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미사는 바로 이 파견을 위한 것입니다. 하늘 나라를 건설하고 완성시키도록 파견하기 위해! 그리고 그 파견을 기꺼이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참된 신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창조 때에 만들어 주신 그 행복과 구원의 모습으로 살기 위하여, 우리는 우리 자신을 세상에 성체로 봉헌합니다.

 

미사의 각 부분을 성경에서 찾아 그 의미와 영성을 찾아본 이 강론을 마치며, 우리 인간을 만드시고 구원하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내 주신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그분의 뜻을 기리고 이루고자 합니다. 그러면 그분께서는 우리 안에 살아 숨쉬실 수 있을 것이며 영광스럽게 드러나실 것입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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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4주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꽃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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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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