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3주간 토요일 '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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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4-01-10 ㅣ No.5646

연중 제3주간 토요일 '24/01/27

 

구약성경에서 예언자는 흔히 미래를 점쳐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 시대 그 상황에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사람입니다. 백성의 생활상을 대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왕에게 신앙의 관점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역할을 맡은 이가 예언자입니다.

 

오늘 독서를 보면 다윗이 자신의 아내뿐만 아니라 궁에 궁녀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하 우리야의 아내 바쎄바를 탐합니다. 음모와 부정으로 우리야를 전쟁터에서 고의로 죽게하고 나서 바쎄바를 또 한 명의 아내로 취합니다. 그러자 예언자 나탄이 나타나 그의 실책을 지적합니다. 차마 직접적으로 고하면 즉결처분이라도 당할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객관적으로 자신의 죄악을 바라보라고 하는 의미에서인지 비유를 듭니다. 부자가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자신의 많은 양들 중에 하나를 잡지 않고, 겨우 양 한 마리를 키우는 가난한 집안의 양을 빼앗아 손님을 대접했다는 이야기. 이에 분노한 다윗 왕이 분노합니다. “주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그런 짓을 한 그자는 죽어 마땅하다. 그는 그런 짓을 하고 동정심도 없었으니, 그 암양을 네 곱절로 갚아야 한다.”(2사무 12,5-6)

 

그제서야 나탄 예언자가 지적합니다. “임금님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제 네 집안에서는 칼부림이 영원히 그치지 않을 것이다. 네가 나를 무시하고, 히타이트 사람 우리야의 아내를 데려다가 네 아내로 삼았기 때문이다.’”(7.10)

 

그러자 다윗왕이 죄를 인정하고 고백합니다. “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소.” 많은 사람들이 죄를 짓고 나서 그 죄가 발각나면, 부인하거나, 다른 일을 벌려 자신의 죄악을 감추려고 하거나, 자기 죄악을 아는 이를 제거하고자 함으로써 자신의 죄악을 숨기려고 하는데 반해, 다윗 왕은 자신의 죄를 스스로 인정하고 죄를 뉘우치며 고백합니다. 후대 사학자들은 이 점이 다윗의 다른 모든 업적들보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말합니다.

 

미리 알고 죄악을 범하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자신의 탐욕에 눈이 멀어 양심을 지나쳐 범죄하고 후회하고 뉘우칩니다. 이런 우리 생의 구조가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회개하고 돌아서는 우리를 용서해주시고 새로운 삶을 살도록 허락해 주시는 주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다시는 죄짓지 않고 은혜로운 축복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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