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24/01/26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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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4-01-10 ㅣ No.5645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24/01/26 금요일

 

예전에 몇몇 수사님들이 제가 사목에 필요하다고 하면 무조건(?) 책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 책이 문학적인 가치가 있던, 신학적인 깊이가 어느 정도이건 관계없이 제가 주 예수님을 신자들에게 전하고 적용하는 사목 프로그램에 필요하다고 하면 만사를 제쳐 놓고 찍어주셨습니다. 그 책이 얼마나 출판사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를 따지거나 하지 않고 그저 제가 복음을 선포하는 데 사용한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경제 사회 속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었지요. 그런데 그 수사님들은 제 마음과 열정에 동의해주시고 의기투합하여 기꺼이 동참해 주셨습니다. 그분들은 제 책이 불후의 명작이 아니었어도, 베스트 셀러가 아니었어도 찍어주셨습니다. 제가 본당 신부로서 사목적으로 그 책을 사용한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그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말없이 함께해주시고 희생해주셨던 그분들이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디모테오와 티토 축일을 맞는 수사님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하고 말하여라.”(루카 10,2.9)

 

그간 저의 보잘것없는 글들을 단지 복음을 전한다는 사목적인 이유만으로 찍어주셨던, 수사님들과 주님 복음 말씀을 전하고 적용하는 데, 같은 마음으로 동참하도록 모아주시고 배려해 주신 주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각박하고 어려운 출판계의 경제적인 사정과 그에 따른 안정과 도움보다 복음을 전하는 열정에 힘을 더해 주시도록 성 바오로 수사님들을 보내주신 주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복음을 위해 헌신하는 모든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에게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기를 간구합니다. 주님의 복음을 전함으로써 오는 기쁨을 사도들에게 골고루 나눠주시어, 주님과 함께 기뻐하게 해주시고, 참 기쁨의 나라를 건설하고 그 나라에 빠짐없이 들어가게 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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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철 안드레아 장례미사 ’24/01/26 금요일

 

오늘 우리는 강상철 안드레아를 아버지 하느님께 돌려 보내드리는 영결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제 주변에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선, 후배와 동료분들의 부음을 듣고, 장례미사를 쫓아다니면서, 문득 우리가 이제 죽어가는 시기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죽어가지만, ‘우리가 죽으러 태어난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 한구석에서 우리는 꿈과 희망을 이루려고 살고 있다.’라는 말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우리에게 내주시면서 돌아가셨지만, 아버지 하느님께서 그 공로를 보시고 생명을 다시 주셔서 부활하신 것처럼, 우리도 마지막 날 주 예수님 품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되리라는 희망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오늘 여기서 먹고 살기 위해 악착같이 아등바등 뛰어도, 나와 내 가족 하나 풍족히 살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태어날 때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심어주신 우리의 재능과 소질을 잘 계발하여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사회에 공유하고 봉사하면서 살아가면, 우리가 기여한 만큼, 우리 시대에 다 이루지는 못하지만,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사는 우리의 삶은 떳떳하고 보람 있고 뿌듯한 감으로 살아 나갈 수 있을 것이며, 주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날 우리의 꿈과 희망을 이루게 해주실 것입니다.

 

사도 성 바오로는 내가 아이였을 때에는 아이처럼 말하고 아이처럼 생각하고 아이처럼 헤아렸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아이 적의 것들을 그만두었습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어렴풋이 보지만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볼 것입니다. 내가 지금은 부분적으로 알지만 그때에는 하느님께서 나를 온전히 아시듯 나도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1코린 13,11-12)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그래서 마지막 날 주님 품 안에서 우리가 그렇게도 간절히 염원하는 꿈과 희망을 온전히 다 이룰 수 있다는 믿음 안에서, 오늘 여기서 그 기쁨과 행복을 미리 앞당겨서 미완성의 행복을 누리면서 삽니다.

 

오늘 하늘에 오르는 강상철 안드레아를 기꺼이 맞아 주시면서, 너는 가족과 사회의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애썼다고 인정해 주시고, 그렇게도 갈망하였던 꿈과 희망을 주님 품 안에서 온전히 다 이루도록 허락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주님, 강상철 안드레아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베푸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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