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달봉 신부의 짧은 오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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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현 [dalbong6] 쪽지 캡슐

2003-05-14 ㅣ No.2089

참으로 오랜만에 보라매 공원에서 죠깅을 하였습니다. 거의 한 달만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초록으로 갈아입은 나무들을 보면서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제가 처음 보라매 공원에서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앙상한 가지만 있었는 데, 오늘은 양편으로 참으로 아름답게 푸르게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나무가 그렇게 옷을 갈아입는 시간동안 저는 얼마나 성실하게 지냈는 지 반성하게 됩니다. 그러지 않았다 하더라도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오늘부터 화이팅하면 되니까 말입니다. 오늘 하루도 우리 모두 화이팅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요한 복음 15,9-17절까지의 말씀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해 왔다. 그러니 너희는 언제나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명하는 것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벗이 된다.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내세운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세상에 나가 언제까지나 썩지 않을 열매를 맺어라.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나의 계명이다."

 

너무 유명한 말씀이지요. 바로 새로운 계명입니다. 아마도 오늘 우리가 이 복음을 듣는 이유는 오늘이 바로 성 마티아 사도의 축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티아 사도는 유다 사도의 뒤를 이어 새로운 12사도의 일원이 된 분이십니다. 마티아 사도는 오늘 복음의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내세운 것이다"하신 말씀처럼 주님에 의하여 뽑힌 분이십니다. 그리고 세상에 나가 언제까지나 썩지 않을 열매를 맺어라하신 말씀처럼 여러나라를 순회하며 열심으로 전교하다가 에디오피아에서 순교를 하셨다고 합니다.

 

유다와 마티아는 여러 면에서 생각해볼 것이 많습니다. 먼저 유다는 마티아보다 먼저 예수님께 부르심을 받았지만 끝까지 그 부르심을 지켜내지 못 했습니다. 하지만 마티아는 유다보다 한참뒤에 부르심을 받았지만 자신의 목숨을 바쳐 예수님을 증거했습니다. 마치 "첫째였다가 맨끝이 되고 맨끝이었다가 첫째가 되는 사람이 있다"는 말씀의 증거같습니다. 그러니 언제 어디서 부르심을 받았느냐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못 됩니다. 정작 중요하고 우리가 마음을 써야 할 것은 지금 내가 예수님의 부르심을 잘 가꾸어가고 있는가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 하다면 다시 우리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것이 오늘 성 마티아 사도의 축일을 지내는 우리의 다짐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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