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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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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7-02-06 ㅣ No.1501

어느날 문득 우리 몸 빛을 유심히 쳐다보니

우리 몸이 흙이랑 참 비슷한 색을 띠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동안 내 육신에 어느 옷을 입을까에만 온 신경을 썼지

정작 자신의 몸에 대한 진지한 관찰의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 깨달음은 너무 당연해 아무것도 아닌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머릿속을 한줄기 섬광이 번뜩 지나가는 것처럼

내게 깊은 감명을 주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알려주기를

하느님께서 인간을 흙으로 빚은 다음 코에 생기를 불어 넣어

인간을 만드셨다했나 봅니다.

즉 우리 몸이 흙인데

그 안에 하느님의 입김인 바람을 더해

생명이 약동하는 사람이 되었는가 봅니다.

 

우리 몸빛과 닮은 흙을 생각해 볼까요?

흙은 참으로 아름다운 영성의 존재입니다.

 

흙처럼 잘 참아내고

흙처럼 모든 존재를 수용해주고 품어주며

흙처럼 생명을 키워주는 존재는 없습니다.

 

흙은 그 생명체가 잘났든 못났든 가리는 법이 없습니다.

흙은 자신보다는 다른이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으로 늘 열려 있는 존재입니다.

 

흙은 또한 아주 정직한 수확의 법칙으로

농부에게 일한 댓가를 돌려 줍니다.

농부가 노력한 댓가를 빼앗아 가는 법이 없습니다. 

 

놀랍게도 우리 사람은

이토록 사랑스러운 존재인 흙과 참 많이 닮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늘 의복에만 치중하여

우리 자신의 멋진 본질을 늘 놓치고 살아온 건 아닐까요?

비단 흙만 아름다운 존재인것만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공기는 어떤가요?

공기란 친구는 하느님의 숨결인 바람이 되어 모든 생물들의 내부 깊숙이까지 들어가

끊임없이 생명을 북돋워 주고 삶을 열어주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그런 공기란 친구를 위해 해주는 보상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저 받기만 할 뿐입니다. 

 

햇빛도 마찬가지이고 물도 또한 그렇습니다.

물은 우리 몸의 70~80%를 차지하며

우리 피돌기의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들은 늘 다른 타자에게 열려 있는 존재들입니다.

 

흙빛의 몸에 마치 자연계 생태사슬처럼 생긴

아주 섬세하게 연결된 핏줄로

영양분과 산소가 돌아다니며 생명을 주는 일을 합니다.

 

피는 아시다시피 적혈구와 백혈구로 되어 있습니다.

적혈구는 우리 몸이 필요한 각종 영양분과 산소를 무조건 준답니다.

자신이 가진 산소 모두를 필요한 곳에 아낌없이 주고 스러진답니다. 

나중을 위해, 혹은 더욱 필요한 곳에 주기 위해

산소를 조금 남겨두는 일조차 없습니다.

 

백혈구는 우리 몸에 침투한 세균이나 이물질을

무조건 끌어안음으로써 극복한다합니다.

우리 몸이 그렇게 생겨먹었다 합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피들이 몸 가득히 밤낮없이 활동하는 곳이

바로 나와 여러분들의 몸입니다. 

 

생명이면 무조건 포용해 주는 흙빛을 닮은 몸과

희생과 사랑의 화신인 핏줄이

몸 속 깊숙이 흐르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존재가 바로 우리들인 것입니다.

즉 우리 존재는 사랑덩어리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조상들께서 우리 이름을

'사랑'과 비슷한 '사람'이라 칭하셨나봅니다.

 

우리는 그렇게 아름답고 희생정신이 강하며

풍성하도록 부유함을 누리는 존재들에 의해 빚어진

사랑 그자체인 존재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도 사랑의 능력이 풍성할 수 밖에 없겠지요.

주고 싶고, 사랑해 주고 싶고,

보살펴 주고 싶은 그런 존재가 우리들입니다.

 

자신보다는 이웃을 먼저 챙겨주고 싶고,

자신보다는 다음 세대를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고,

힘들고 어려운 이들이 있다면 달려가서 껴안아 주고

도와 주고 싶은 깊은 눈매를 가진 이들이 우리들인 것입니다. 

 

단지 현재 우리가 환경오염을 일으켜

수많은 자연의 친구들을 멸종시키고 괴롭히는 것은

잠깐동안의 실수입니다.

결코 일부로 그럴려고 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 지식이 부족하여 실수를 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린 끊임없이 베풀고 살려주는

흙, 바람, 햇빛, 물, 숱한 자연의 친구들과 하나이며

흡사하게 닮은 존재이기에 그렇습니다.

 

단지 현재의 우리는 어딘가에 병이 조금 들어

조금 이기적이고 조금 독선적이며 조금 상처주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순수하고 아름다운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열망과 사랑과 동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린 여전히 꿈을 꾸고 있고

여전히 사랑을 주고 싶어하는 존재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현재 앓고 있는 병에서 헤어나오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 전인격적 존재가 너무나 강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구성되어

약간의 병쯤은 문제없이 극복할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감기나 호된 병을 앓고 나면

좀 더 신중해 지고 좀더 영리해 지는 것처럼

우리도 지금의 병을 잘 극복하면

이전보다 훨씬 더 사랑스럽고 지혜로운 존재로 훌쩍 성장해 있을 것입니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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