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라테란 대성당 축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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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4-11-09 ㅣ No.95

* 너희는 신령한 집을 짓는데 쓰일 산 돌이 되고, 거룩한 사제가 되어라! 1베드2,5


3년전 논문 자료수집차 이태리에 갔었다. 나는 로마의 무덤의 역사에 대한 자료를 찾으려 하였다. 그래서 까따꼼바서부터 현대적 납골시설까지를 촬영하고 역사와 운영방식에 대한 자료를 얻었던 적이 있다.

로마에서 약 25키로 떨어진 외곽에는 갈리스도라는 까따꼼바가 있다. 갈리스도는 부제의 이름으로 당시 부제였던 갈리스도의 이름을 따라 불렀다.

윤종식 신부님의 도움으로 까따꼼바를 관리하는 측에 비디오 촬영을 허락받는 행운을 얻어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영상을 담으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우리가 말하는 본당의 건물로서의 성당내지는 성전은 주님이 부활하고 320년까지 그 개념이 지금과는 사뭇달랐다. 그 이유는 교회의 출발은 바로 박해로 시작되었기에 버젓히 교회의 건물이 지어졌을 없을뿐더러 심한 박해로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무덤속으로 피신하여야만했다. 까따꼼바는 원래 성지가 아니라 로마의 공동무덤이었다. 로마에는 이 까따꼼바에 칼을 들고 들어오면 신들과 원혼들의 저주를 산다고 생각하는 강한 미신이있었다.

그래서 이곳으로 신도들이 피신하게 되었다. 두 번째로 이 까따꼼바의 토양은 응회암이라는 토질이었다. 응회암이란 일단 물을 묻히면 밀가루 반죽처럼 부드러워서 손으로도 쉽게 굴을 팔수 있고 다시 그 물기가 마르면 매우 딱딱히 굳는 성질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까따꼼바는 깊고 넓게 로마군대의 추적을 피하는 미로건설을 용이하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안에 들어가보니 과연 깊고도 깊고 너무나 어둡고 습하기까지 했다.

그들은 그 굴안에 성당을 팠다. 그리고 벽화에 최후의 만찬과 성서의 내용을 그림으로 적었고 성사생활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는 그림을 그렸다.

많은 사람들이 깊은 굴에서 생활하는 나머지 빛을 보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시력이 장님처럼 되었다고 한다. 한번은 로마군대에 잡힌 신자들에 보고서에는 신자들이 모두 장님과 같다는 보고서도 있었다고 한다. 또한 신자들은 영아들의 시신과 병자와 가난한 자들의 시신을 거두어 함께 묻어주었다. 이때부터 장례미사의 어린이들의 장례를 정성껏 봉헌하는 풍습도 생겨났다. 그래서 우리의 장례예식서에 어린 영아들의 미사가 따로 준비되었다.

까따꼼바는 그 자체로 세상에 죽고 하느님안에 사는 이들의 순교의 현장이며 또한 하느님의 성전인 이들이 모여 기도하는 성당이며 그들의 묘지이며 교회의 요람인것이다.

이러한 교회의 역사성안에서 우리는 참으로 믿음과 삶과 성전과 기도가 따로 분리된 것이 아님을 알아야겠다.


나는 벽에 다음과 같이 쓰인 라틴어를 보았다.


JESUS EST PAX ,LUX - 예수님은 평화이시며 빛이시다.


가슴이 뭉클했다. 저 높은 지상의 한가닥의 빛만을 바라보면서 미사를 드리고 기도를 바치며 성서의 말씀을 묵상했을 신앙의 선조들! 그들에게 그토록 하느님은 평화이시며 빛이셨구나!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부터의 말로 형용할수 없는 기운이 우리를 깨우쳐 주었다. 시나브로 깨달은 나의 신앙의 역사성은 커다란 감동이었다. 나는 윤종식 신부님과 까따꼼바에서 미사를 봉헌하면서 숭고한 감동과 전율을 느꼈다. 사실 화려한 바티칸의 성당에서 느낄수 없는 숙여함과 거룩함을 느꼈다.


까따꼼바의 생활은 매우 비참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주 예수그리스도를 우리의 평화이며 빛이시다고 고백하였다. 정말 그 무덤에 들어가서 그들의 생활의 흔적을 보면 두가지 반대의 생각이 들것이다. 이들은 광신도이다라는 생각과 이들은 참으로 성령으로 거듭나지 않고서는 이런 생활은 불가능한것이다. 후자를 믿고 따르는 것은 바로 신자요 전자는 비신자의 생각일지 모른다.

이처럼 우리의 교회는 바로 무덤과 성지과 순교와 성전이 하나된 삶의 자리에서 탄생되고 성장한 보편교회이다.


따라서 라테란 성당이 세워진 320년 이전에 성전의 성당의 개념은 바로 신자 한명 한명이 바로 성령의 궁전이며 하느님의 제단이라는 자의식이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당신의 성전을 몸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이 교회이며 성전인 하느님의 지체이다.


320년 오늘 라테라노 대성전이 봉헌이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봉헌됨으로써 수백년간의 박해시대가 끝나고 첫 로마에 주교좌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면서 정말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첫 대성전이 세워지기 전에 이미 성령의 궁전이며 주님의 거룩한 돌인 순교자들의 몸과 신앙이 저 낮고 낮은 저 어둡고 어두운 곳에서 주춧돌이 되어 오늘의 성전들의 초석과 거목이 되셨던 것이다.

어떤 신자는 이렇게 질문한다.

“꼭 주일에 성당에 가서 미사를 해야 하나요?  의무인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꼭 천주교 성당을 다녀야 천국에 가나요? 자신의 직장과 가정에서 착하게 살면 안되나요?”


이런 말을 들으면 참 안따까우면서 섭섭하다.


교회의 역사안에서 지금 우리가 성전이며 우리가 있는 이 성당이 어떤 역사를 통해 이룩되었는가를 알릴필요가 있다. 성전인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인 우리가 함께 그리스도의 피와 몸을 나누는 것! 이 얼마나 기쁘고 복된가?

너희는 신령한 집을 짓는데 쓰일 산 돌이 되고, 거룩한 사제가 되어라! 1베드로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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