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추어탕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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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05-22 ㅣ No.93

오늘은 아침에 비가 부쉬쉬 내리더니 급기야 오후에 퍼붓기 시작했다.

 

주임신부님은 가뭄이다고 비안내리나하시는데

 

나는 사실 오늘 친구신부들과 함께 테니스 게임 약속을 했다.

 

순간 우산 장수와 뭐장수의 아들을 둔 어머니 이야기 생각이 났다.

 

그래서 오늘 요즈음 행사도 많아서 피곤했던 터라 잠이나 자자고 푹 잤다.

 

4시에 일어났다.

 

배고팠다. 전화 몇통하니

 

아직 저녁식사시간이 멀었다.

 

비오는 날 순대를 먹고 싶은 이상한 버릇이 몇년전서 부터 생겼다.

 

성당을 나서려는데 얼마전 "신부님1 내 신부님이랑 데이트 좀 합시다. 내 신부님 맛있는 것 사드리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말 정정하신 노인대학 할머니가 몇주전 나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지만

 

공개 데이트 신청이라 거절도 찬성도 못했다.

 

다른 할머니도 계셔서..........

 

 

그냥 답을 못드리고 그때 그냥 헤어져서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으셧나 걸렸는데

 

그 할며니가 미사를 넣으시려 오셨다.

 

아참! 좋은 기회다. 배도 출출하고 약속도 없고 할머니랑 자연스런 데이트 기회다.

 

할머니와 나는 추어탕 하나를 시켜놓고 담소를 나누었다.

 

할머니는 당신이 믿음의 씨앗을 어떻게 받았으며 그 믿음생활을 하면서 지금에 까지 얼마나 하느님의 기쁨과 은총이 좋은 것인지 미소를 띄어가며 행복한 얼굴로 이야기 하셨다.

 

81세의 그 할머니의 얼굴은 매우 건강하고 60세 중반으로 까지 보였다.

 

왜 할머니는 그리 젊어보이셔요?

 

"기도하고 하느님 믿고 성당하면 그리 좋아요1 그리고 알맞은 은총을 늘 주셨는데 내가 너무 늦고 인내가 없어서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뭘 몰랐어!"

 

그 할머니의 이야기는 지극히 평벌하였지만 가정이 잘되어가는 속에서 이런 말씀을 하시었다.

 

"내 인생을 놓고 산것으로 보면 사람은 고통이 있으면 하느님을 진실로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성모님은 꼭 우리를 위해 참으로 기묘한 방법으로 은총을 내리시는 데

그것을 잘몰라요. 젊은이들이 그것을 깨달아 젊어서 부터 하느님을 굳건히 믿고 살아가길 바래요!"

 

1시간이 넘어가는 그분의 말속에서 나는 하느님을 잔잔히 만났다.

 

고통 그것은 하느님을 볼수있는 현미경이 아닐까? 혹은 천체 망원경!

 

오늘 하루 고통만 보지말고 그 안에 하느님을 보았으면

 

그리고 젊은이들이 하느님과 함께 사는 힘찬 이들이 되었으면

 

나는 참 행복한 사제이다.

 

무엇을 먹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영혼과 육신의 양식을 끼니때도 아닌데 챙겨주시니!

 

하여간 늘 걸렸던 데이트 건은 운치있게 잘 끝났다.

 

난 아직 아기로 보이시나 보다. 혼자서 뭐 사먹는게 그리 불안해 보이셨나? 성모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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