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부활 제3주간 토요일 ’2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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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4-11 ㅣ No.4633

부활 제3주간 토요일 ’21/04/24

 

옛말에 양약은 고구이나 이어병”(良藥苦口利於病)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몸에 도움이 된다는 뜻입니다. 동시에 충언은 역이이나 이어행”(忠言逆耳利於行)이라는 표현과도 연결됩니다.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을 올바르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현실적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말은 듣기가 거북하니, 말하기가 힘들다는 말과도 연관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자신이 생명의 빵이심을 알리시자 많은 사람이 투덜거립니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요한 6,60)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을 떠보시듯 이르십니다. “이 말이 너희 귀에 거슬리느냐?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61-62) 누가 들으면 허풍이라고 하겠지만, 예수님께서는 너무나 어리석은 그들에게 너무나 어처구니없어서 하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그러나 너희 가운데에는 믿지 않는 자들이 있다.”(63-64)

 

예수님께서는 믿지 않는 자들이 누구이며 또 당신을 팔아넘길 자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고 계셨”(64)기에, 그리고 어쩌면 애써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시기에, 터무니없는 희망이나 무리한 기대를 하지 않으시고 이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고 너희에게 말한 것이다.”(65) 실제로 그 뒤로 제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되돌아가고 더 이상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않”(66)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에게 물으십니다.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67) 살면서 우리도 어떨 때는 내가 예수님 따르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하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또 어떨 때는 차라리 예수님을 몰랐으면 하고 스스로 실망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늘 덤벙대고 실수투성이로 예수님께 짐이 되는 것만 같던 베드로가 나섭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68-69)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늘 주님 앞에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나서지 못하지만, 그래도 주님을 사랑합니다. 우리가 늘 부끄럽고 죄스럽지만 그래도 주님을 따른답시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쉽사리 변하기도 힘들고 주님을 온전히 따르기도 힘들지만, 애써 주님을 바라봅니다. 내 힘만으로는 온전히 따르지 못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성령께 의탁하며 주님께 향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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