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달봉신부의 사순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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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현 [dalbong6] 쪽지 캡슐

2004-02-25 ㅣ No.2511

오늘 재의 수요일로 사순시기가 시작됩니다.’사순시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함께 동참함으로 해서 신앙 생활을 새롭게 하고 다가올 부활축제를 준비하는 시기 입니다. 이 기간에 우리는 주님의 광야 생활을 본받아 희생과 극기를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더욱 의미있는 사순시기를 보내기 위하여 무언가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을 위해 제가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참아야겠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어젯밤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주님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좋아하는 것을 끊어야 하는 데 그것이 무엇일까 하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두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여자(?)와 텔레비젼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순시기를 보내며 큰 결심을 하였습니다. 한 가지는 자매님, 아가씨 멀리하기와 또 다른 하나는 텔레비젼 멀리하기 입니다. 사실 이 두가지는 저에게 있어서는 삶의 활력소나 마찬가지들입니다. 그런 것들을 끊을랍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좀 더 사순시기를 의미있게 보내는 마음으로 끊을랍니다. 물론 사순시기 동안이지만 말입니다. 그동안 사랑했던 데레사, 마리아, 베로니카, 요안나, 사라, 비비안나, 수산나, 헬레나, 율리안나, 프란체스카, 루시아, 글라라, 막달레나, 율리아, 엘리사벹, 아네스, 안나, 안젤라, 미카엘라, 세실리아, 카타리나, 도미니카, 크리스티나, 에디따, 마르타, 세레나, 테오도라, 필로메나, 골롬바, 스텔라, 유스티나 그 외 알고 있는 모든 자매님들 아가씨들 쪼매만 참으소, 곧 부활이 옵니다. 연락이 없더라도 내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니니 걱정말기를.....

 

또한 제가 틈만 나면 보곤 했던 우리 장금아, 너를 어찌 안 보고 살랴마는 어쩌겠느냐, 끊어야 하느니라. 내가 보지 않더라도 부디 몸 건강하고 꼭 임금님의 의녀가 되기를 바란다. 오랜 시간을 보지는 않지만 침실에 있는 텔레비젼을 무의식적으로 틀어놓고 있기가 일수였습니다. 하여 보다보면 꽤 오랜 시간을 보낼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큰 마음 먹고 대장금 때문에 약간 마음이 흔들리기는 했지만 제 텔레비젼에 A4 용지에 "사순시기입니다. T.V는 부활시기에 ....."라고 적고 붙여놓았습니다. 그리고 리모콘도 아예 치워버렸습니다.

 

달봉신부의 사순나기. 자매님, 아가씨 끊고 텔레비젼 끊기. 참으로 기특하고 기특합니다. 어쩜 이리도 좋은 생각을 하는 지 제가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사순 시기는 저에게도 참으로 특별한 은총의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난곡동 교우 여러분들, 새롭게 시작되는 2004년도 사순시기에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새롭게 거듭나는 시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난곡동 공동체가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아름다운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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