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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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6-06 ㅣ No.4687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21/06/16

 

신학생 때 다른 사람에게 보이려고 일부러 반대 행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와 선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행을 하면서도 괜히 얼굴을 찌푸리고 마치 욕을 얻어먹기 위한 시늉을 표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하느님께 받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의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시며, 우리의 적은 노력과 정성을 보시고, 앞으로 큰 상을 내리시려고 준비하고 계신다고 하십니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마태 6,1-2)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공치사를 하거나 입방정을 떨면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갚아 주실 상급을 받을 기회를 놓쳐 버린다고 하십니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3-4)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과 대화하고 싶으면 남몰래 조용히 아버지 하느님께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5-6)

 

예수님께서는 단식할 때도 드러내며 과시하지 말고 수행하라고 하십니다. “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린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16-18)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너희는 왜 자선을 베푸느냐?’, ‘왜 누구에게 기도하느냐?’, ‘왜 단식하느냐?’고 물으시는 듯합니다. 많이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고 싶거나 베풀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고 드러내고 싶어서 자선을 베푸는 것인지, 아니면 진정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과 나누기 위해 자선을 하는 것인지 물으십니다. 다른 종교 덕목들도 마찬가지로 기도하고 단식하며 신실한 사람으로 드러내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진정 하느님과 만나고 싶고 하느님과 함께하고 싶은 것인지 물으시는 듯합니다. 주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열망이 더욱더 커지고 깊어지도록 노력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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