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주님 승천 대축일(나해) 마르 16,15-20ㄴ; ’2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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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5-10 ㅣ No.4656

주님 승천 대축일(나해) 마르 16,15-20; ’21/05/16

 

 

  

 

 

 

이번 달 첫 주간, 55일이 어린이날이었습니다. 어린이날, 부모님께 좋은 선물을 받기를 기대했던 순간들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58일 어버이날이 있었습니다. 52일 성가정 미사 때 함승수 세례자 요한 부주임 신부님이 초··고등학생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어린이날 부모님께 무엇을 받을까 상상만 하지 말고, 어버이날 부모님께 무슨 선물을 드릴까 생각하면서 살자. 값이 비싼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말 한마디라도 다정하게 불러드리고, 평소에 오물거려서 입에서만 맴돌고 안 하던 이야기도 전해드리자. ‘사랑해요.’ ‘고마워요.’ ‘힘내세요.’ 등등.”

 

얼마 전 미디어에서 어버이날에 부모님이 자녀에게 무슨 선물을 받기를 바라는가?’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일위가 현금이고, 이위가 다정한 말 한마디였습니다.

 

함 신부님의 말씀과 언론조사 결과를 들으면서, 저는 어린이날에 뭘 받기를 바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영향을 끼쳤던 분들께 무슨 선물을 드렸었는지, 무슨 말을 해 드렸었는지 되새겨 보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날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문득, 주 하느님께 이것저것 청하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어쩌면 우리가 나이는 들었지만, 철이 안 들어서 아직도 어린아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실까?’ 하는 생각도 떠올랐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마도,

아버지 하느님, 저희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버지 하느님, 저희를 세상에 살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버지 하느님, 저희에게 주 예수님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버지 하느님, 저희가 예수님의 교회를 통해 세례성사를 베풀어주시고, 예수님을 따라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버지 하느님, 예수님께서 펼쳐주시고 비춰주시는 복음의 길을 따라 걷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으실까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모든 것을 다 가지고 계시고,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는 분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저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아버지 하느님께서 그렇게 우리를 사랑해 주시고, 구해 주시려고 하는 마음을 알아주기만을 바라지 않으시겠습니까? 부모님이 자녀에게 바라는 것이 다정한 말 한마디인 것처럼. 혹자들은 어머니들은 자식이 어머니!”라고 부를 때, 자녀에게 품은 모든 섭섭한 마음과 앙금이 다 무너진다고 합니다. 무뚝뚝하기는 이를 데 없으면서도 유난히 자식에게 약한 아버지들도 그러시겠죠.

 

성모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실까? 아마도 아버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과도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성모님은 누구보다도 우리가 아버지 하느님과 아들 예수님 그리고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흠숭하기를 바라시겠죠. 그래서 예수님께서 맡기신 우리 교회의 어머니로서, 성모님은 우리가 주 하느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주 하느님께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사랑받는 자녀이기를 바라시겠죠. 하나 더 바라신다면, 우리도 예수님을 사랑하여 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일러주신 사명을 잘 수행하는 사도가 되기를 바라시겠죠.

 

주님 승천 축일 미사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주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주 예수님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우리를 향한 주 예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신비한 것이었는지?’

주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고 계시는지를, 우리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주 예수님의 사랑을 느낀 순간 우리가 얼마나 황홀했는지?’

주 예수님께서 우리를 구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계시며, 섭리 안에서 우리를 이끌고 계시며, 은총으로 안배하며 인도하고 계시는지를, 우리가 어떻게 체험하게 되었는지?’

를 깊이깊이 되새기며 기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십니다. 그리고 어려울 때마다, 우리가 체험하고 되새기는 그 사랑의 힘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이겨내기를 바라십니다.

 

한가지가 더 있다면, 나와 같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내가 겪은 주 예수님과의 사랑의 체험과 추억을 전해주고, 그 사람도 나와 같이 주 예수님을 사랑하게 되어 기쁘고 행복하게 살게 되기를 바라십니다. 그렇게 주 예수님을 통한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을 알게 되고, 알게 된 사람들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 받은 모든 사람이 기쁘고 행복하게 살며, 구원되기를 바라십니다.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16-18)

 

오늘 당장 먹을 것이 없어서 먹을 것이 필요한 사람은 예수님께서 일러주신 대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한 양식을 주시”(마태 6,11)라고 주님께 청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만일 우리가 지금 무엇인가는 먹고 살고 있다면,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요건들이 채워져 있다면, 우리는 슬프거나 불행할 이유가 없을지 모릅니다.

 

우리는 지금 기쁘고 행복합니까?

 

만일 그렇지 않다면, ‘?’라고 스스로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며, 그 원인이 혹시 우리 자신의 탐욕이나 죄악의 굴레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 우리 때문에, 성모님을 애타하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의 힘으로 죄악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성모님께 청해야 할 것입니다. 성모님은 우리가 기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성모님께 아버지 하느님께 전구기도를 바쳐달라고 청하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지금 어느 정도 먹고 살며 나름 기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면, 주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오늘의 우리를 감사드리며 살 수 있도록 허락하시고 안배하신 주 하느님께 찬미의 기도를 올려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주 하느님의 사랑을 알지 못하고, 자기 혼자 삶의 무게에 짓눌려 끙끙대며 외롭고 힘겨워하는 형제자매들이 있다면, 그에게 주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알리고 인도해서, 주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안배하고 허락하신 대로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선교이고, 주님의 섭리와 안배대로 함께 기쁘고 행복하게 생을 살아가는 하느님 나라이며, 우리 구원의 현장이며, 주 하느님께서 즐겨 받으시는 찬미와 감사의 고백과 기도입니다.

 

주님 승천 대축일 두 번째 독서에서, 사도 성 바오로가 에페소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이 울려옵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여러분에게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시어 여러분이 그분을 알게 되고, 여러분 마음의 눈을 밝혀 주시어, 그분의 부르심으로 여러분이 지니게 된 희망이 어떠한 것인지, 성도들 사이에서 받게 될 그분 상속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 여러분이 알게 되기를 빕니다. 또 우리 믿는 이들을 위한 그분의 힘이 얼마나 엄청나게 큰지를 그분의 강한 능력의 활동으로 알게 되기를 빕니다.”(에페 1,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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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승천 대축일 꽃꽂이

https://bbs.catholic.or.kr/home/bbs_view.asp?num=1&id=182798&menu=frpeterspds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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