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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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추기경 [cardinal] 쪽지 캡슐

1999-02-09 ㅣ No.219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사실은 한주일인가 열흘 전에 회답을 썼다구요.

그런데 전산실 문제로 다 날려 버렸어요. 애써서 쓴 것인데 다 날리고 보니

억울하기도하고 부화도 나지만은 결국 아! 이것도 인생과 같구나 생각하며

다시 일어서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전산실 미카엘라에게,

 

야, 미카엘라야 쯩말루 쯩말루 고맙다. 그리구 너는 맨날 맨날 말을 그렇게도 재미나게 하느냐?  너랑 함께 있으면 세월가는 줄 모르겠다 얘.

전산실에 일이 많지?  맨날 맨날 말이야.  그런데 요즘 전산실이 무슨 문제냐?  자꾸만 게시판 기는이 작동을 잘 하지 않으니 웬일이냐?  

그래 수고에 다시금 쯩말루 쯩말루 감사한다.

 

 

 

중림동 임종신 마리아에게,

 

데레사 엄마 마리아,  어머니 교사로써 봉사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해요.

6학년을 맞게 되어서 요즘 조숙한 그애들에게 어떻게 하면 살아있는 믿음을 전하고

자율적 신앙인으로 성장하게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하고 있는 마리아에게 참으로 고마움을 느껴요.  마리아가 그렇게 어린이들에게 대해서 많이 기도하고 고심하고 있으니 주님께서는 마리아를 동와서 훌륭한  많은 열매를 맺게하시리라 믿습니다.

언제나 주님이 함께하신다는 것을 믿고 기도합시다.  나도 기도하겠습니다.

 

 

셀바수녀에게

 

아프리카로 선교사로 떠나게 되었다니 한편 기쁘고 한편 마음이 쓰리다.

그러나 하느님은 아프리카에서 수녀를 부르시고 계시니 부디 건강하고 그 땅에 뼈를 묻을 각오를 가지고 떠나리라 믿는다.

항상 은총속에 건강하기를  애비같은 마음으로 기도한다.

 

 

 

 

연주상 아오스딩에게

 

발산동성당에서 성체대회때 나로부터 첫영성체를 하였다고?

그런 어린이가 지금은 정릉본당에서 복사대장을 하고 있다니 참으로 장하고 으엿하게 보이는구나. 제대에서의 복사는 십자가 밑에 서 계시는 성모마리아와 사도요한 막달레나와 같이 주님의 제헌에 가장 가까이 서 있는 것과 같다. 그만큼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복사를 하고 또 다른 아이들도 같은 정신과 마음으로 복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 너와 젊은이 모두를 위하여 또 정릉성당릉 위하여 기도해 달라는 부탁대로 기도하마.

 

 

 

박성기 아모스에게,

 

괌이 어떠냐고?  계절적으로는 지금이 이른바 겨울이니까 아주 좋은 때이죠. 그리 덥지도 않고 밤에는 비교적 시원한 편이니 괌 원주님들은 차모로라고 하는데 우리 동포들이 말하기를 사람들이 아주 친절하고 서로 나눌줄 알만큼 착하대요.

그곳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그 옛날에 스페인 식민지였기 때문에 가톨릭 신자랍니다.  그래서 모두 정직하고 친절한가 보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괌은 현재는 미국 영토이고 화폐는 미국 달러예요.

자, 이만하면 괌에 대한 소개는 된나요? 아 참 괌은 하늘도 맑고 바다도 맑고 공해가 없는 아름다운 섬이랍니다. 그래서 많은 관광객이 모여드는 것이죠.

답십리 성당 홈페이지는 아직 나의 컴퓨터 기술이 짧아서 드러가보지 못했어요. 언제 한번 시간이 나면 시도해 보지요. 안녕

 

 

 

괌의 박베로니카에게,

 

이미 답은 썼다고 생각하는데 다시 편지를 보냈으니까 짧게 회답을 쓰지요.

베로니카는 여전히 카메라를 들고 사방에 부지런히 다니고 있겠지?

지금도 그렇게 뛰고 있으리라 상상하게 되요. 이번에 띄어준 아름다운

포구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잘 보았고 자연히 괌에 대한 그리움이 추억속에 떠오른답니다. 그리고 아직도 시간이 없어서 보내 주었다는 비디오는 보질 못했어요. 안년히...

 

 

 천심 김대철에게,

 

공항에서 승객 안전을 위해 언제나 봉사하고 있음에 감사하며 그렇게

잘 봉사하는 덕으로 무사히 도착했답니다.

대철님이 일하는 1청사는 아니지만은 그래도 거기가 거기겠지요. 나는

외국에 갈때 부득한 사정이 아니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를 이용하니

1청사를 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답니다.

하지만 이미 말한대로 거기가 다 거기니까 안전을 위한 봉사에 진심 감사합니다.

 

 

하진Almazs에게,

 

창동본당 오틸리아, 레지오 마리애 단원이 되었다구요?

단원으로서 열심히 봉사해 주리라 믿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복음 선교에

제일 이바지한 평신도사도직 단체는 레지오마리애라고 생각합니다.

레지오는 성모님을 열심히 공경하니 그 성모님께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당신 아드님 예수님께로 우리를 인도 하시는 것이지요.

오틸리아도 그렇게 성모님을 본받아 예수님 가까이 예수님과 함께 사는 사람되기를 간절히 빕니다.

 

 

 

괌의 이건국 크리스토폴에게,

 

보내준 전자메일 감사합니다.

나는 잘 도착했고 잘 있습니다. 괌에서는 참으로 신부님을 비롯하여

신자 여러분이 너무나 너무나 친절하게 대해 주어서 무어라고 그 고마움을 표시할 수 있을지 모른답니다.  여러분의 사랑 아마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부디 여러분 모두 주님의 은총속에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빕니다.

 

 

 

김혜종 세실리아에게,

 

세실리아야.

편지를 읽어보니 너무나 마음이 아프구나.

무어라고 위로의 말을 찾을길 없구나. 그러나 세실리아야? 용기를 잃지말고 하느님이 언제나 세실리아와 동생을 지켜주고 계신다는 것을 믿고 기도속에 살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느날 지금은 떨어져 산다는 아버지 어머니도 함께 모여 다시금 다란한 가정을 이룩하기를 기도한다.

안녕히...

 

 

김태우 가누도에게,

 

회사원이면서 가톨릭스카우트를 열심히 하고 있다니 무언가 믿음직 합니다. 홍승권 신부님이 나와 함께 같은 집에 사시니 스카우트에 관한 이야기는 가끔 듣게 되지요. 나도 스카우트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또 컴퓨터를 도와 주겠다고 제의했는데 아직은 우리 집에 사는 젊은 신부님들이 필요할때 도와주고 있으니까 큰 걱정은 없어요. 이다음에 가누도의 도움이 필요하면 청하지요.

 

 

남상근 라파엘 신학생에게,

 

5일부터 8일간의 피정을 한다니 지금이 한참 하고있을 때 이겠군.

피정하는 4학년 신학생 모두가 주님과의 만남에 깊이 잠겨 주님을 더 깊이 알고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어 나오기를 기도한답니다.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주님 그리스도를 참으로 아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모든 신학생이 은총속에 이 은혜를 살기를 빕니다. 안녕히...

 

 

안소연 비비안나에게,

 

청년성서 모임 요한 연수회 다녀왔다고? 여기 우리 집에 청년성서 지도 신부님인 홍 인식 신부님이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가끔 소식을 듣지요.

비비안나 처럼 청년성서를 통해서 주님의 말씀속에 사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스럽고 믿음직합니다.

여러분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그리고 비비안나라는 이름이 어디서, 왜 붙여졌는지는 아직도 시간이 짧아 여기서 다 말할수는 없고 단지 비비안나가 애기때 너무 예뻐서 아버지가 우리아기 예쁘다 예쁘다하며 볼을 비비다보니 비비안나가 된것이 아닌가? 그렇게 사오정처럼 생각한답니다. 안녕히...

 

 

여기까지가 지난번 쓴 편지였습니다.

물론 표현에는 다른 점이 많았겠지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내용은 이러했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산실의 무슨 문제로 다 날려 버렸어요. 하지만 누구에게도 원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뭏든 전산실에 있는 분들을 비롯해서 사랑하는 친구들 모두에게 주님의 은총 충만하기를 빌며 끝까지 읽어 준데 감사합니다.

이 편지도 말할것 없이 나 혼자 한것이 아니고 우리 비서실 수녀도움으로 쓴 것입니다. 그러면 다시금 모두에게 안녕히....

 

 

                              1999년 2월 9일

 

                             혜화동에서 추기경 할아버지

                         

추신 : 이후에 온 편지는 구정전으로 다시금 모아서 답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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