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구타사고(9,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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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14-12-16 ㅣ No.11350

“허리가 많이 안좋아 보입니다!신병장님!!”

“그나마 걷기는 가능하니 다행이지 뭐!!”

병원옆 삽겹살집에서 소주한잔을 건네며 안부를 묻자 그는 반갑다는듯 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력마저 무척 나빠졌는지 신병장은 삼겹살을 집는데 약간 불편을 겪었고 그런

그에게 삼겹살을 몇 점 집어서 식사라에 놓아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큰사고인데….그게 묻힌게 신기할 정도야!!”

“묻힐수 밖에는 없죠!!성병장이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고….위에서는 밝혀지는 걸

두려워하고…고발하면 보복이 두려우니 감히 누가 신고하겠어요!!”

“그런가?”

“지금도 그럴겁니다!!윤일병 사건 보세요!!

처음에 소시지 먹다가 목에 걸려 죽었다고 발표했쟎아요!!이게 말이 됩니까?

장교넘들은 덮으려고 한것이고 때린넘들은 처벌 덜 받으려고 수작을 부린 대표적인

증거 아닙니꺼!!그리고 윤일병은 보복이 두려워 부모한테도 얘기 안했지 않습니까?”

“천하에 나쁜넘들!!”

신병장은 맥주잔에 소주 반병을 넣은후 젖가락을 넣어 빙빙 돌리더니 입에 털어넣은

다음 고추를 쌈장에 찍어 잘근잘근 씹어넘겼다.

“졸병들 편에 서서 그렇게 애쓰던 남상병이 고참이 되자마자 왜 괴물이

되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가??”

“자리가 사람을 그렇게 만든겁니다!

제가 남상병한테 직접 들었는데 잘해주니까 졸병들이 성병장같은 나쁜 넘보다 대접을

안해주고 심지어 어떤 졸병은 기어오르기까지 하더래요!!”

”그래서?”

“거기에다 내무반도 개판되고 군기도 없어지고 해서…

이해는 가지만 남상병의 구타가 정당화 될수는 없죠!!”

“성병장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안했어!!”

“그래서 한사병의 밀고로 영창까지 갔쟎읍니까?

제가 공연히 의심까지 받아 무전기 안테나로 맞고 야삽에 맞아 기절까지 했지만..”

“류병장도 고생 많았어!!ㅋㅋ”

군대에서 수시로 벌어졌던 그 옛날 구타얘기를 나누면서 한편으로는 재밌어 웃기도하고

한편으로는 지금도 아픈듯 가슴 한편이 아련해지도 했다.

시간은 오후 2시를 훌쩍 지나갔고 TV에서 윤일병을 구타 사망케한 선임병사

5명에 대하여 징역20년 이상 중형이 예상된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안됐어!!윤일병도…저나머지 병사들도…”

“30년전에 뿌리 뽑겠다던 구타가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는것도 말이 안되는데

질적으로 악랄해지고 있다는것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군대에서 구타를 없앨수 없는 것일까?”

“수십년간 내려오며 깊게 뿌리박은 악행입니다.쉽게 근절되겠읍니까??”

거한(?) 점심식사후 신병장과 어깨동무하면서 그 옛날 군대에서 신나게 불러제낀

개운산 부대가를 굳세워라 금순아의 리듬에 맞춰 큰소리로 흥얼거렸더니 행인들이

인상을 찡그리며 얹짢아했지만 게의치 않고 목청높여 불렀다.

갈지자의 걸음을 하면서…

“돈도 빽도 없는 넘이 군대를 뭣하러 왔나?

이내몸은 개운산부대 쫄다구라네!!

영자야 내 말 든거라!!돈좀써서 제대시켜라!!

야 얼빠진넘아!!정신차려라 고무신 거꾸로 신었다!!”

 

 

*요즘도 군대에서 구타나 가혹행위로 연간 150여명의 젊은이들이 사망하고 1000여명이

부상을 입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는 경우는 오직 전쟁에만 국한 되야합니다.

전쟁은 분명히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우리의 미래인 젊은이들이 군대에서

죽어 나가거나 다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건이 제대로 된 조사나 공평한 판결없이 덮어지고 있습니다.

나라의 미래인 젊은이들의 목숨을 이리 소중하게 생각치 않고 그러한 미래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데도 근복적인 대책없이 미봉책만 남발하는 우리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겠습니까?

심히 걱정되는 마음으로 이글을 올렸읍니다.

성당의 게시판에 어울리지 않는 칙칙한 글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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