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문산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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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권 [lkwon] 쪽지 캡슐

1999-08-07 ㅣ No.257

 

이 안드레아입니다.

 

어제도 문산에 다녀왔습니다.

 

문산! 그제와는 다를 줄 알았습니다. 아니 그제와는 달랐습니다.

 

멋보르고 달려들던 그제와는 다른 모습으로 일을 시작했습니..

 

문산의 지리도 이제는 익숙해졌고, 어제 만났던 신부님과 수녀님들, 본당신자들

 

그제 했던 일과 비슷한 일들.....

 

 

 

수많은 사람들이 청소하고 치우고 쓸고 닦고 돕고.......

 

수많은 군인들과 경찰들, 트럭들, 물차들, 경운기 모터 돌아가는 소리들, 악취.....

 

 

 

어제는 저에게 성당에 다니자고 권하는 분을 만났습니..

 

그 와중에서도  자신의 집을 치우러 온 젊은이에게 예수님 믿으라고, 같이 성당 다니자고(제가 문산에 사는 줄 아시고) 하시는 그 곳 젊은이들을 만났습니..

 

말없이(실은 정신 없이)일하던 저는 그냥 웃고는 다시금 물차를 찾아 물통을 들고 나섰습니..

 

30여분이 지난 후 다시금 그분은 제게 비슷한 권고를 해왔습니..

 

옆에서 지켜보던 같이 간 친구가 비밀을 말하고 말았습니...

 

 

 

어제는 각 종교 단체에서 00교 자원 봉사단 이라는 글귀가 적힌 티셔츠들을 입고들 왔습니다. 스님들, 외국인 선교사들, 아줌마들, 아이들, 학생들.....

 

성당에는 어딘가에서 보내온 구호품들이 쌓이고, 신자들 집으로 배달을 다니고 있었고,

 

문산 초등학교의 급식소에서는 수녀님들이 배식을 하고 있었고....

 

 

 

진정한 신앙의 의미가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거리에서 외치는 목소리, 교회를 가득채우고 자기들 끼리 즐거운 그러한 모습과 정말로 필요로 하는 이들을 찾아 먼저 찾아가는 모습, 어느 것이일까....

 

 

 

예수님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봉사한다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더욱 아름다운 모습은 헌신의 모습입니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남을 위해 자신을 내어 주는 것, 그것이 헌신입니다.

 

 

 

문산이라는 곳, 멀지 않습니다. 그러나 TV에 만족하는 모습은 그 거리를 더욱 멀게 합니다.

 

 

 

오늘도 잠시 기도합니다.

 

주님의 은총이 늘 우리에게 풍성하기를, 수해입은 분들과 자신을 내어주는 모든 분들께는 더욱 풍성하기를....

 

 

 

돌아오는 길의 임진강 너머, 북녘 하늘에 걸린 구름은 봉황을 연상케하는 아름다운 구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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