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그 놈에 수학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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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이 [pear] 쪽지 캡슐

2001-04-04 ㅣ No.4448

울  아들 놈...

 

공부를 참 못 해요.

 

가끔씩 보는 시험점수,, 거의 상상을 초월하죠.

 

저 워낙 느긋한 엄마라서, " 공부 못하는 게 뭐 그리 대수냐?"

 

그런 거  초월하고 살았었는데,

 

바야흐로,,,(???)  인생의 한 고비를 넘기는 (??) 초딩 4학년이 되다보니..

 

아이는  "난 바본가봐..." 하는 열등감에 빠지고..

 

저는 저대로 "난 엄마도 아니야..." 하는 자책에 빠졌었습니다.

 

그리하야...

 

둘이 서로 마음을 다잡아 먹구 학과 공부에 쬐금 관심을 가져 볼려하는 참인데..

 

국어는 국어대루, 사회는 사회대루, 자연은 자연대루, 더군다나 수학은 수학대루...

 

" 참 어렵다..."

 

겨우 10년을 갓 헤엄치듯 허우적 거리는 아이에게

 

학교라는 테두리 안의 지적 수준은 어마무시하게 높은데...

 

교과서 어느 곳에도 기본적인 개괄이란게 보이지 않아요.

 

제가 이런 말 하는 거...

 

공부 못하는 아이 엄마의 항변같지만...........

 

쓸데없이 높기만  지식 습득에 시달리는 아이들.

 

그것들이 그 아이의 인생의 가치관에 과연 얼마만큼의 득이 될런지요..

 

 

 

저...

 

학교 다닐 때에,,, 요즘도 중요시 하는 국,영,수 아주 잘 했었거든요.

 

그런데

 

마르고 닳도록 외워대던 훈민정음의 초문... "나랏말쌈이 듕국에 다라........."

 

담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요.

 

수학 박사였는데 미적분을  왜 배웠는지, 그 개념이 무엇이었는지 깜깜합니다.

 

영어도 성문 기본, 핵심, 구문, 종합 줄줄 다 외웠었는데...

 

영어로 말 한마디 하는데 심장이 펄럭거릴 지경이지요.

 

 

 

 

 

제가  우리 집안의 장녀로써 그리구, 공부 잘하는 엄마 아빠의 훌륭한 딸로서

 

극진한 대접을 받는 동안...

 

공부 못하는 제 동생들은  저를 부러워하기도 하고...

 

또 엄마 아빠께 구박을 받기도 하며서,, 그러더군요.

 

"  언니!!!!  도대체 그 복잡한 수학은 왜 해야하는 거야???

 

나중에 시집가서 콩나물 값 계산만 잘하면 되잖아??"

 

그 때 속으로  얼마나 제 동생을 무시했는지요.

 

지금도 가끔  우리 부부는 그런 문제로 말다툼을 벌입니다.

 

저는...아이가 수학을 싫어하면 억지로 시키지 말자하구...

 

울 서방님은 그래두 수학을 잘해야 사고력이 증진되구 다른 공부도 잘한다구요.........

 

 

 

 

 

저...

 

학교 다닐 때 .......(고1정도 때까지만...ㅋㅋㅋ)

 

아주 착한 학생이었어요.

 

그래서 시키는 건 뭐든지 아주 잘~~~~~ 했지요.

 

그런데 지금도 가슴이 뜨끔하게  "창의성"이란 말만 들으면 오금이 저려 오지요.

 

중,고 6년 동안 하고 싶은 거 모두 다 뒤로 재쳐둔  시간 중의 절반 정도를 수학과 영어 공부에 전념했을 거에요.

 

저라는 사람.......

 

그런데..그렇게 많은 투자를 한 시간이 너무나도 허무하게도 그 시간들이

 

제 인생에 아무런 도움도 주질 않았다는 걸 이야기 하는 거......

 

반면,  공부 못했던 동생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그 아기자기하고 창의적인 생활들에 저 많이 주눅이 들곤 하지요.

 

상황 대처 능력도 저보다 훨, 뛰어나구요.............

 

 

 

 

 

 

 

하하하

 

공부를 유난히도 못하는 새끼를 둔 에미의  횡설수설이 너무 길지요??

 

 

 

 

 

 

 

오늘 울 아들 데리구 한시간 정도 수학  공부를 시켰더니..

 

이런 일기를 써놓았더랍니다.

 

너무 웃기고 재미있고  통쾌하기도 해서..

 

여기 올려 봅니다.

 

수학..싫어하시는 분들..많으시죠??

 

 

 

울 아들이 착한 놈 되게.........

 

그리구 우리의 교육이 참되지게...기도 한 번 해주세요.

 

 

 

 

 

**************************

 

 

 

 

 

제목 :  수학

 

 

 

 

 

내가 무엇을 할 때마다 눈물이 나오고 시발 막 심한 욕이 튀어나오는 과목이 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수학이다.

 

그놈에 수학 때문에 머리도 지긋지긋하고  

 

그놈에 수학 때문에 볼 것도 없고

 

그 놈에 수학 때문에 시간만 많이 가고

 

그 놈에 수학 때문에 눈탱이가 삐꾸가 되고........

 

그 놈에 수학 때문에 정말 나쁜 일이  휠씬 10배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배 더 많다.

 

나 한테는 말이다.

 

지금 내가 성격이 이렇게 나빠진 이유도 그놈에 수학 때문이다.

 

나는 수학을 할 때마다 눈물만 나온다.

 

왜냐하면 다른 아이들은 수학을 잘하는데 나만 못한다는 생각을 갖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운다는 일기를 쓰는 것도 그 놈에 나쁜 수학 때문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수학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만약  수학이 없어진다면 10박스에 몇 개가 들었는지 다 세야한다.

 

하지만 수학을 잘하면 더 편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수학새끼는 없어졌으면  좋겠고 보기만 해도 기분이 확 나빠진다.

 

나는 수학이 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괜히 나한테 그 재미없는 수학에 종이만 아깝다는 생각을 갖게 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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