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가해) 요한 6,51-58; ’2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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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05-27 ㅣ No.5415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가해) 요한 6,51-58; ’23/06/11

 

 

 

 

 

 

 

어떤 남매가 공원에서 놀다가 집으로 가기 위해 길을 건너다가 오빠가 차에 치였다고 합니다. 오빠는 병원으로 급히 실려 갔고 피를 구할 수가 없어, 바쁜 와중에 동생의 피를 수혈해야 했답니다. 의사 선생님이 수술을 마치고 동생에게 "네 덕분에 오빠가 살아났단다." 하자, 그 동생이 "그럼 저는 언제 죽어요?"하고 물었다고 합니다. 결국 그 동생은 자기 피를 오빠에게 주면 자기는 죽게 될 것으로 생각했으면서도, 오빠를 위해서 자기 피를 내 준 셈이었습니다. 매년 성체 성혈 대축일이 되면 이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우리 구원을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고, 주님의 희생 제사에 감사드리며, 우리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게 됩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리고 어디를 향해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해줍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 6,51)

 

성체를 영하며, 우리는 이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님께서 실제로 이 성체 안에 살아 계심을 믿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과 삶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일깨워 주시고, 급기야 그 사랑을 증거하기 위해서 자기 목숨까지 내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생전에 빵을 나눠주시며, "받아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마태 26,26)라고 하시고, 또 포도주 잔을 주시며 모두 이 잔을 마셔라. 이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27-28)라고 하신 바와 같이, 주님께서는 친히 이 성체 안에 살아 계시며, 영성체를 통해 오늘 방황하고 목말라하는 우리에게, 진리의 말씀과 주님의 생명을 나눠주고 계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세상 사람 다 세상에 나서, 다 살자고 하는 일인데, 왜 예수님께서는 자기 한 몸 잘살기 위해 노력하시지 않고, 자기 몸을 우리에게 내어 주시면서까지 돌아가셨을까?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요한 6,52) 문득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한 글귀가 떠오릅니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필사즉생必死則生 필생즉사必生則死).‘ 아주 똑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죽이는 길이, 주님으로서 자신의 몫을 다 하는 것이고, 또 그렇게 죽는 것이 사는 것이라고 우리에게 일러주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53) 실제로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죄가 없으시면서도 우리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십자가상에서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께 다시 생명을 주심으로써 예수님은 부활하셨습니다.

 

성체를 영하며, 우리는 이 성체성사를 통해, 주님께서 우리를 마지막 날에 다시 살려주시리라는 것을 희망합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54) 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대로, 우리는 세상의 죄악에 굴복하지 않고, 길이며 진리이며 생명이신 주님의 힘을 받아, 영원히 살게 될 것을 희망합니다. 그 희망이 우리에게 오늘을 살아 있게 해줍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55)

 

성체를 영하며, 우리는 이 성체성사를 통해, 주님께서 우리를 구해주시기 위해, 주님의 몸을 우리에게 내주셨듯이, 우리도 세상의 구원을 위해 우리 자신을 나누고자 합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따라, 우리도 세상을 향해 우리 자신을 봉헌하고 우리 생명을 나누고자 합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악착같이 살려고 하고, 또 본능적으로 살아남고자 하면서도, 우리는 주 예수님의 생애를 바라봅니다. 우리는, 우리 주님께서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그렇게 하신 것처럼, 내가 살기 위해 너를 희생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너를 살리기 위해 나를 희생하는 것이 참으로 사는 방법이며, 또 그렇게 희생하는 것이 죽음으로 그치지 않고 부활하리라는 희망을 주님께 두고,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기를 청합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인간의 힘만으로는 감히 도달할 수도 없고, 이룩할 수도 없는 이 신앙의 신비를, 우리는 우리 힘으로 살려고 하지 않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지만, 다시 살아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힘으로 살게 되기를 구합니다. 인간의 이해와 계산과 의지만으로는 얻지 못할 신앙의 신비를, 주 하느님께서 내려주시는 은총의 힘으로 이루어 주십사고, 믿고 의탁합니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57)

 

성체성사는 우리 구원을 위한 주님 생애의 완성이었지만, 우리에겐 완성을 향한 시작입니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58) 참으로 내 생애가 형제들의 구원을 위한 적극적인 사랑의 봉헌으로 변화되기를 청하며, 성체성사를 영하기로 합시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요한 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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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꽃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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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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