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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도 [dabbler] 쪽지 캡슐

2000-12-30 ㅣ No.1380

님께서 쓰신 성탄과 청년단체에 관한 글들 잘 읽었습니다.

 

본당 신학생으로서, 그리고 지금 부재중인 상태로서 이런 답변을 올린다는 것이 상당히 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미약하게나마 답변의 글을 올립니다.

 

 먼저 성탄에 관해서 말씀드리자면 구유를 만든 것도 저희고,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어서야 나무에 전구를 단 것도 저희입니다. 물론 구유를 화장실 사이에 놓은 것도 저희죠. 저희가 못나서 다른 본당에 다 있는 번쩍번쩍한 트리하나 못달았고,  저희 인덕이 없어서 성탄 한참 전부터 시끌법석도 못떨었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 주님이 오신 기쁨을 님과 같은 본당 신자들과도 나누지 못했네요.  고개 숙여 사죄의 인사를 올립니다.

 

 사태 파악에 능하시고 본당 일에 비판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시는 님의 온라인 상에서의 모습은, 그것이 비록 '야당성' 발언이라 하더라도 크게는 본당의 발전에 기여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다면, 님의 성함이 고릴라씨인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개성있는 성함을 가지고 계시면서 이렇게 능동적으로 활동하는 분이 우리 성당에 계시다면, 아무리 둔감하고 무능력하며 책임감없는 이 어린 신학생이라도 알고 있을 텐데 처음듣는 이름이라서 말입니다. 아무튼 반갑습니다.

 

 내년에는 님과 함께 트리도 만들고 나무에 전구도 달고 구유도 일찌감치 만들며, 본당 청년들과 함께 성탄 분위기를 주도하여 주님께서 오시는 기쁨을 함께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님께서 주임 신부님 및 보좌 신부님께서 강론 중에 하시는 말씀을 한마디라도 새겨 들으셨다면 위의 비판을 넘어선 비난을 이해와 '현실에서의 능동적 참여'로 승화시킬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째서 구유가 화장실 사이에 있는지, 어째서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그럴만한 재산적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촐하게 보냈는지 말입니다.

 

 성탄 전후에도 계속 사제관에 있었지만 아직 어떤 청년 당당히 사제관으로 찾아와서 님처럼 신부님께 해명을 요구하는 분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님이라면 신부님께 와서 당당히 말씀드렸을 텐데 말에요.  아니면 벌써 제가 없는 사이에 신부님과 진지한 토론을 하셨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죠?

 

 3일동안 둘, 혹은 셋이서 성당에 있는 나무들에 전구를 다는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보좌 신부님께서 청년들께 함께 일할 것을 권고하셨다고 듣고 있었지만, 찾아와서 일을 능동적으로 함께한 분도 아직 본 적이 없네요.  님께서 그 때 고아원에 계시지 않고 우리 성당에 있었다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함께 일해서 하루, 혹은 이틀이라도 빨리 전구를 달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앞으로도 성당에는 많은 행사들과 그 외에도 봉사해야 할 일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꼭 만나서 서로

 '안녕하세요 신 요한 신학생입니다'

 '반갑습니다 고릴라 입니다'

 하고 악수하며 함께 땀흘려 일하고 같이 밥이라도 한끼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양들과 목동들의 조촐한 축하를 받으시며, 가축들의 밥통에서 태어나셔서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러 오신 우리 주 아기 예수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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