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부활 제6주간 토요일 ’21/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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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5-09 ㅣ No.4655

부활 제6주간 토요일 ’21/05/15

 

우리가 어릴 때는 세발자전거를 사주셔야만 부모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더 이상 부모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해주시느냐에 따라 부모님의 사랑을 연결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분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해주기 위해서 계신 것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뿌리이며 오늘 우리 존재의 현재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근심과 걱정에 휩싸일 때가 있습니다. 갑자기 겪는 일이라 당황하여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헤맬 때도 있습니다.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청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가 어려움에 부닥친 순간에, 자신의 심리적인 불안함과 강박감에 사로잡혀 있거나, 우리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헤매지 말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기를 기다리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요한 16,23)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는 예수님께서 모든 것을 다 들어주시고 함께 풀어나가시기 때문에, 제자들이 따로 아버지께 청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아버지께로 돌아가신 다음에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버지 하느님께 직접 청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청하는 것이 이루어질 것이며, 그렇게 이루어져서 우리가 기쁘고 행복해질 것이라고 하십니다. “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24)

 

예수님께서 처음에는 제자들이 알아듣기 쉽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지만, 어느 정도 예수님과 함께하면서 교육을 받고 양성된 지금에는 제자들이 쉽게 풀어서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듣고 받아들일 정도가 되었으니, 앞으로는 직접 사실 그대로 말씀하시겠다고 하십니다. “나는 지금까지 너희에게 이런 것들을 비유로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더 이상 너희에게 비유로 이야기하지 않고 아버지에 관하여 드러내 놓고 너희에게 알려 줄 때가 온다.”(25) 그렇게 되면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아버지 하느님께 청하지 않아도, 우리는 직접 청하게 될 것이며, 또 아버지 하느님께서도 그것을 기다리고 계신다고 하십니다. “그날에 너희는 내 이름으로 청할 것이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아버지께 청하겠다는 말이 아니다.”(26) 그 이유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사랑하시는 것처럼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사랑하고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예수님을 우리에게 보내주셨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입니다. “바로 아버지께서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27) 그러시면서 예수님께서는 다시 아버지 하느님께로 돌아가리라는 예언을 하십니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28)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청하기도 전에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 아시면서도, 우리가 아버지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서기를 기다리십니다.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아버지께 다가오기를 바라십니다. 아버지께 다다라 우리의 현존과 사랑을 드러내고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도록 합시다. 그리고 아버지 하느님과 함께하는 사랑의 순간에 얻게 되는 기쁨과 행복을 누리고, 그 사랑의 힘으로 오늘을 살아갑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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