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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기도2 주님 생각하기 - 묵상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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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0-06-10 ㅣ No.388

 

 

 

II. 기도2 주님 생각하기 - 묵상기도

 

 

1. 묵상기도

  묵상은 기도하면서 자신의 이성을 적극적으로 펼쳐 주님의 뜻을 헤아리는 것입니다.

 

 

 

묵상은,

 

- 예수님께서는 이 사건/상황을 내가 왜 겪도록 하시는가?

- 예수님께서는 이 사건/상황을 통해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하시는가?

- 예수님께서는 이 사건/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기를 바라시는가?

 

이러한 세 가지 관점에서 깊이 잠겨 주님의 뜻을 헤아리는 것입니다.

 

 

  묵상거리를 잡는 방법에는 위의 세 가지 관점에 입각한 ‘주제별 묵상’과 ‘성경묵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물론 자신에게 일어난 일과 자신이 처한 상황들을 주님 안에서 되새기는 방법이 있는데, 그 일과 상황이라는 묵상거리를 묵상하면서 결국 주제별이나 성경구절에서 도움을 얻고 결과를 찾게 됩니다. 주제별 묵상은 교회의 전통적인 주제들, 즉 사랑과 믿음과 희망, 순명, 겸손, 정결, 기쁨 등을 위의 관점과 연결하여 묵상하는 것이고, 성경묵상은 성경구절에 맞추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주제별 묵상’이거나 ‘성경묵상’이나 그 주제나 성경구절을 직접 현실에 적용하면 아주 힘듭니다. 마치 천국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과 같아, 현실은 지옥처럼 비쳐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동시에 그 일을 극복할 수도, 헤어날 수도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현실 사건과 상황에 간접적으로 또는 비유적으로 또는 의미적으로 빗대어 적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묵상이 실망감이나 무기력감으로 포기하거나 죄책감으로 나약해짐 없이 주님께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습니다.

  묵상은 주님 대전 앞에서 무조건 내가 잘못했고, 잘못해서 괴롭고, 괴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속죄하고 무조건 참고, 속죄하며 마치 현실에서 기죽어 살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또 막연하게 앞으로 잘 살겠다는 결심을 하기 위한 것도 아니며, 윤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지금 당장 주님과 하느님 나라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이 사건과 상황이 옳으냐, 옳지 않느냐를 심판하고 판단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제 주님을 믿는 우리가 지금 이 사건과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님께 묻고, 주님의 도우심을 청하며, 주님께 의탁하여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입니다.

 

 

2. 묵상 실습

  오늘은 성경묵상을 해 보겠습니다. 묵상 기사는 연중 제11주일 다해 복음인, 루카 복음 7,36-8,3까지입니다. 내용은 죄를 지은 여인이 예수님께 향유를 바르며 통회하고 주님으로부터 용서를 받는 장면입니다.

 

  그러면, 지난주에 연습했듯이,

  첫째, 우선 먼저 성령께서 내 기도를 이끌어주시기를 청하는 마음으로, 성령청원기도를 약 3-5분간 바치고,

  둘째, 주님께 집중하는 준비기도를 약 5-10분 바치면서 주님의 현존을 느끼고,

  셋째, 묵상할 성경 말씀을 찾아 읽고 또 읽으면서 그 뜻을 나의 삶에 적용하며 주님의 뜻을 헤아려 봅시다. 다 같이 묵상할 성경구절을 한 번 읽어봅시다.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자기와 함께 음식을 먹자고 예수님을 초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시어 식탁에 앉으셨다.

  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왔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가 그것을 보고,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 하고 속으로 말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몬아, 너에게 할 말이 있다.” 시몬이 “스승님, 말씀하십시오.” 하였다. “어떤 채권자에게 채무자가 둘 있었다. 한 사람은 오백 데나리온을 빚지고 다른 사람은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다. 둘 다 갚을 길이 없으므로 채권자는 그들에게 빚을 탕감해 주었다. 그러면 그들 가운데 누가 그 채권자를 더 사랑하겠느냐?”

  시몬이 “더 많이 탕감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옳게 판단하였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여자를 돌아보시며 시몬에게 이르셨다.

  “이 여자를 보아라. 내가 네 집에 들어왔을 때 너는 나에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아주었다.

  너는 나에게 입을 맞추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내 발에 입을 맞추었다.

  너는 내 머리에 기름을 부어 발라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내 발에 향유를 부어 발라주었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그러자 식탁에 함께 앉아 있던 이들이 속으로, ‘저 사람이 누구이기에 죄까지 용서해 주는가?’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 뒤에 예수님께서는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복음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도 그분과 함께 다녔다.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

 

 

  (혼자 기도하실 때에는 옆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혼자 속으로 읽으시면 됩니다.)

  지금부터 제가 여러분에게 이 성경구절과 연관하여 묵상거리를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제시해 드리는 묵상거리를 하나 하나 다 묵상하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잘 들어보시고 여러분에게 맞는 묵상거리를 하나나 두 개 잡아 묵상하시면 됩니다.

 

1) 그럼 일반적인 성경묵상 방법은,

① 이 성경구절을 읽으면서

- 무슨 생각이 나는지, 또는 내 어떤 일이 관련되는지?

- 어느 구절이 마음에 와 닿는지, 또는 마음을 건드리는지?

묵상(생각)해 봅시다.

※ 이런 방법으로 5분 정도 묵상합시다.

 

② 이 성경구절을 통해 직, 간접적으로 연관하여, 오늘 내가 겪고 있는

- 그 사건과 상황이 왜 일어났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 그 사건과 상황에 관련된 사람들을 주님께서는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 그 사건과 상황에 관한 나의 몫(상황 진행과 관련 여부와 정도, 책임)과 관련자들의 몫은 무엇이며 어떤 것인지?

 

또는,

-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사건이나 상황이 어떤 의미에서 이 성경구절과 관련되는지(이 성경구절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사건이나 상황과 연결되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 주님께서 내가 오늘 겪고 있는 사건과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시며, 무엇이라고 하시는지?

귀를 기울여 들읍시다.

※ 만일, 내가 겪고 있는 특별한 사건이나 상황을 이 성경구절에 맞출 것이 없다면, 성경구절 그 자체의 내용을 음미하면서 그 때 그 사건과 상황에 대해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새겨도 좋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5분 정도 묵상합시다.

 

③ 그리고 마지막으로 묵상을 마치면서,

- 주님께서 내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시는지 들어보고,

- 주님께서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어떻게 힘을 주시는지 느껴보고,

- 내가 그 일을 주님의 뜻 안에서 이룰 수 있도록 청하십시오.

※ 이런 방법으로 5분 정도 묵상합시다.

 

 

2)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 구체적인 성경구절과 묵상 주제들을 잡아봅시다.

① 맨 처음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예수님을 초대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 그는 왜 예수님을 초대했는가?

- 예수님은 왜 그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셨는가?

묵상(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식사 초대 장면과 빗대어 이런 묵상 거리도 잡을 수 있습니다,

- 나는 누구를 초대하는가?

- 나는 누구의 초대에 응하는가?

그리고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초대는 어떤 것이며, 어떤 사람들을 초대하라고 하시는지 묵상해보고 내 삶 속에서 실현해 봅시다.

※ 이런 방법으로 10분 정도 묵상합시다.

 

② 식사 중에 죄인인 여인이 향유를 들고 예수님께 다가옵니다.

- 그 여자는 왜 예수님께 왔는가?

- 그 여자는 예수님께 다가와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

- 그 여자는 왜, 무슨 의미로 그렇게 했는가?

- 다른 사람은 그 여자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 다른 사람은 예수님을 어떻게 바라보며 무엇을 기대하는가?

- 예수님은 죄인을 어떻게 대하시는가?

- 예수님은 그 여자의 행위를 어떻게 바라보시는가?

- 예수님은 그 여자를 단죄하고 예수님을 시험하려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시는가?

- 예수님은 그 여자와 다른 사람을 어떻게 연결시키고 화해시키시는가?

묵상(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여자의 행위에 빗대어 이런 묵상 거리도 잡을 수 있습니다.

- 나는 예수님께 왜 다가가는가?

- 나는 예수님께 어떻게 다가가는가?

- 나는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해 드리는가?

- 나는 그 여자의 행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 내 주위에 성경에 나오는 여자와 같은 이들을 어떻게 대하는가?

- 내 주위의 사람들은 내가 기도하고 예수님께 다가서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 예수님께서는 내 잘못이나 죄를 어떻게 바라보시는가?

- 나는 죄를 용서받기 위해 예수님께 무엇을 어떻게 하는가?

- 나는 죄를 용서받기 위해 내가 죄를 지은 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는가?

- 누가 나에게 용서를 청할 때 나는 어떻게 하는가?

- 나는 내 죄를 용서받거나 다른 이를 용서하면서 어떻게 화해의 기회를 갖는가?

그리고 나도 주님과 형제들에게 내 죄를 사해 받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마음을 가다듬어 봅시다.

※ 이런 방법으로 15~20분 정도 묵상합시다.

 

③ 예수님께서 여인의 죄를 용서하시고 평화를 안겨주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 예수님께서는 죄인을 어떻게 용서하시는가?

- 예수님께서는 죄인에게 어떤 조건을 거시는가?

- 예수님께서는 왜 죄의 용서와 믿음을 연결시켜 말씀하시는가?

- 예수님께 죄를 용서받은 여인의 믿음은 과연 어떤 것인가?

-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죄인을 용서하시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 예수님께서 죄인을 용서해 주시면서 안겨주시는 평화는 어떤 것인가?

- 예수님에게서 죄를 용서받은 여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묵상(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여인의 죄를 용서하시는 장면에 빗대어 이런 묵상 거리도 잡을 수 있습니다.

- 주님께서 죄를 용서해 주시고 구원해 주시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는가?

- 주님께서 죄를 벌주시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는가?

- 예수님을 향한 나의 믿음은 어떤 것인가?

- 나는 주님을 향한 신앙에서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사는가?

그리고 나도 주님께 용서를 청하고 주님께서 주시는 죄사함과 평화의 은총을 받도록 합시다.

※ 이런 방법으로 10분 정도 묵상합시다.

 

 

3) 또 이런 식으로도 묵상할 수 있습니다.

① 사람이 ‘예수님과의 식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데, 예기치 않게 ‘죄 많은 여인이 개입하여, 엉뚱하게 은혜를 입는’ 사건이 벌어진다.

② 예수님께서는 예기치 않았던 그 기회를 빌어 사람들을 교육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죄인을 혼내고 벌하시지 않으시고, 죄인이 자기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는 것을 바라보시고는 그 죄를 용서해 주시며 평화를 안겨주신다.

③ 예수님께서는 죄인에게 단죄와 벌을 요구하는 다른 이들에게, 회개와 회개하는 이에게 은총으로 내려지는 용서와 그에 따른 인격적인 회복과 사회로의 건전한 복귀라는 평화를 보여주신다.

 

그리고 이상의 성경 본문을 통해서 이런 묵상거리도 잡을 수 있습니다.

- 내가 기획하고 진행하는 사건은 무엇이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 그 사건에 예기치 않게 또는 정반대나 부작용으로 드러나는 사건이나 상황은 무엇이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 나는 그 사건이나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 예수님께서는 그 사건이나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시며, 그 사건이나 상황을 통해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하시며, 그 사건이나 상황 안에서 내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시는가?

※ 이런 방법으로 10분 정도 묵상합시다.

 

  이제 오늘 한 묵상 중에 가장 쉽거나, 나의 현실에 적절하거나, 내 마음에 와 닿는 묵상거리가 있으면, 남은 시간 동안 그것을 가지고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4)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성경을 가지고 묵상기도를 바치면서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묵상 거리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묵상하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상의 묵상거리는 제 기도방식입니다. 이 묵상거리에 맞추셔도 좋고, 또 여러분 나름대로 여러분의 기도 체험과 기도 방식대로 묵상하셔도 좋습니다. 그저 내 마음을 건드리고 와 닿는 성경의 어느 한 구절에 잠겨 계실 수도 있고, 용서와 사랑과 화해 등의 주제 중 어느 하나를 묵상하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이 성경구절을 통해 내 삶을 조명하시기 어려우신 분은, 그냥 성경구절 본문자체를 묵상하시면서 용서를 청하는 죄인과 용서하시는 주님의 커다란 사랑을 깊이 경험하시는 것만으로 기도하셔도 좋습니다. 묵상 기도를 하는 이유와 목적은, 묵상 기도를 통해 나와 우리 삶을 향한 주님의 뜻을 찾고 그 뜻을 따르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기도의 내용을 짧게라도 기록함으로써 기도 후에 나를 되새기고, 기도 중에 떠오른 주님과의 대화나 느낌이나 깨달음으로 나의 새로운 삶을 꾸려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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