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달봉 신부의 짧은 오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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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현 [dalbong6] 쪽지 캡슐

2003-01-11 ㅣ No.1830

금요일 8시는 제가 설레이며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바로 예비자들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예비자들과 함께 예수님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신부로서 가장 커다란 행복을 느낍니다. 어제의 교리 내용은 애굽을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40년간을 헤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불평하고 불만을 토로하고 왜 우리를 이 곳으로 데리고 왔느냐하며 반항합니다. 그저 그들이 하는 일이란 반항하고 죄 짓고 하느님을 멀리하는 일 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버리지 않으십니다. 배고프다고 하면 먹을 것을 주시고 물 달라고 불평하면 물을 주시고 고기달라고 조르면 고기 주는 식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불평하고 불만을 토로하고 하느님을 떠나려고만 하는 우리들을 하느님은 한 번도 버리시지 않으시고 말 없이 기다리고 계시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요한 복음 3, 22-30 까지의 말씀입니다. 그 내용은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이 요한에게 와서 예수님께서 세례를 베푸시는 데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안 오고 예수님한테 갑니다. 어떻하면 좋겠습니까"하면서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자 요한이 "신부를 맞을 사람은 신랑이다. 신랑의 친구도 옆에 서 있다가 신랑의 목소리가 들리면 기쁨에 넘친다. 내 마음도 이런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요한의 제자들은 스승으로부터 질투에 불타는 말이 나오기를 기대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요한의 대답은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 앞에 겸손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는 우리들이 하느님 앞에서 보여주어야 할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님 앞에서 겸손한 자세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먼저 하느님께서 주신 모든 것에 대해서 감사할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가끔씩 하느님께 받은 수 많은 것들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받지 못 한 작은 것에 대해 원망하며 살아갑니다. 그것은 결국 하느님을 나의 종처럼 부리려는 겸손하지 못 한 자세입니다. 감사할 줄 아는 것 이것이 겸손한 자세로 살아가는 출발점입니다. 다음으로 기도할 줄 아는 사람이 하느님 앞에 겸손한 사람입니다. 기도는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한계를 알고 하느님께 의지하는 태도입니다. 하느님 없이는 잠시도 살아갈 수 없음을 고백하는 것이 기도이기에 기도하는 사람은 하느님 앞에 겸손한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의 세례자 요한의 모습은 우리 신앙인들에게 어떻게 살아야하는 가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도 요한처럼 "예수님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저는 작아져야 합니다"라고 말하며 겸손한 삶을 살 것을 그리고 모든 것을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할 것을 결심하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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