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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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6-06 ㅣ No.4688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21/06/17

 

오늘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9일 기도의 첫날로서,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회심을 위하여라는 지향을 두고 기도하며 살아갑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진정 마음도 기울이지 않으면서 이것저것 세상 모든 사람의 고민과 어려움을 하나둘 다 나열하면서 청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럴싸하게 들린다고 아버지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는 것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마태 6,7)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 알고 계시고, 주시려고 기회만 보고 계신다고 하십니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8)

 

예수님께서는, 예수님께서 아버지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를 우리에게도 바치라고 하십니다.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9-13)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아버지 하느님의 자녀로 살기 위해서는 용서라는 조건과 자격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14) 우리가 다른 이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우리가 결코 주님의 자녀가 될 수 없음을 재차 강조하십니다.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15)

 

우리가 북한 사람들과 같이 살기를 바라면서 용서하지 않으면, 같이 살게 되어도 또다시 지옥의 문으로 들어가 지금보다 더 나쁜 결과를 맺게 될까 두렵습니다. 어느 한쪽의 희생이나 열등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흡수통일보다는 호혜·평등의 기반에서, 서로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성적인 용서보다는 화해와 일치를 위한 용서의 첫걸음을 걸으면 좋겠습니다. 왜 우리가 갈라져 서로 싸우게 되었는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또다시 그런 비극의 상잔을 겪지 않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대비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면서 화해의 평화와 일치를 향한 첫걸음을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시면서, 용서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조건이며 자격이라고 하신 말씀을 곱씹으면서, 어쩌면 용서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조건이면서도 용서하면 하늘나라가 된다는 신비도 되새겨 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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