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5주간 토요일 '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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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4-03-09 ㅣ No.5702

사순 제5주간 토요일 '24/03/23

 

언젠가 한 번 중고등부 학생들의 하소연을 적어 놓은 글을 보게 되었는데,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신선한 글귀를 발견했습니다. “저도 일등하고 싶어요.” “저도 백점 맞고 싶어요.” 굳이 부모님이 요구하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도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안 되니 자기 스스로도 그 스트레스가 아주 심하고 자책감과 자괴감이 들겠지요.

 

그런데 이런 감정은 우리 자신에게도 해당됩니다. 우리 중에 어느 누구 하나 성인성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까? 우리 중에 어느 누구 하나 예수님의 복음 말씀대로 살아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까? 우리가 처한 처지나 주위 환경은 고사하고라도 내 한 몸 내 마음이라도 하고자 하지만, 잘 안되기 때문에 가슴 아파하고 부끄러워하며 한탄하고 있습니다.

 

오늘 에제키엘 예언자는 마치 우리의 이런 심정을 잘 알기라도 하듯이, 주 하느님의 예언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그들이 다시는 자기들의 우상들과 혐오스러운 것들과 온갖 죄악으로 자신을 부정하게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그들이 저지른 모든 배신에서 내가 그들을 구원하여 정결하게 해 주고 나면,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에제 37,23)

 

참으로 어쩌지 못하는 우리의 몸고 마음을 주님께서 친히 고쳐주시고 씻어주시고 새롭게 만들어 주신다는 이 예언이야말로 인간 조건이라는 한계 속에 처해 있는 우리에게 커다란 위로이며 희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순절을 마무리하는 우리에게 예제키엘의 예언은 우리에게 구원을 향한 새로운 빛과 서막을 열어줍니다.

 

오늘 복음구절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더 낫다.”(요한 11,50) 라는 카야파 대사제의 발언과 마치 함정을 파고 기다리는 유다인 지도자들의 갈고리에도 불구하고 그가 축제를 지내러 오지 않겠소?”(56) 하는 백성들의 기대가 십자가의 희생제사를 통한 하느님의 구원을 서서히 열어주고 있습니다.

 

주님, 죄악과 나약함과 부족함으로 신음하고 있는 저희를 구원하소서.

주님, 저희를 새롭게 하시어 주님 영광을 이 세상에 드러내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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