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요일의 강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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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04-14 ㅣ No.83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은 사랑이신 우리 주님께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골고타언덕을 오르시어

 당신의 피와 땀을  봉헌하신 고통의 신비의 날입니다.

 

 도대체 그분을 못받은 이들은 누구입니까? 그 고귀하신 분 죄없으신 분을 무참히 매질한 자는 누구입니까?

 바로 다름아닌 제자신입니다.

 

온 우주가 당신의 것이면서도 변변한 요람하나 없어 마굿간 구유통속에 몸을 움추리어야 하는 아기로 태어나신 당신!

 

 오천명을 물고기 두 마리와 빵다섯개로 배불리게 먹이시며 에미가 굶으면서도 자식 배부른것에 미소짓는 그런 기적을  행하시면서도 진작 당신은 먹을 것이 없어 밀밭을 지나가다 밀이삭을 부벼드시다가 안식일에 제자들과 함께  박대를 당하신분!

 

아버지의 일을 하시는 것이 당신의 양식이라며 우리들을 위해 밤새기도하시면서도 머리둘곳도 없어 뱃고물을 베고 주무셔야 했던 당신!

 

그런 당신을 풍랑에 배가 넘어질까 쉬시는 당신을 깨우는 철부지 믿음없는 우리를 향해 천근 만근의 몸을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당신! 야박하게 그렇게 고생한 당신 모습이 그리 서럽지도 않으십니까?

 

당신은 우리에게 참으로 천덕구러기로 사셨습니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리 애절하게 사셨습니까?

 

당신은 그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이라고 말하시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당신께 바친 기도가 들어지지 않으면 당신을 이렇게 말합니다. "무능한 당신"

 

그토록 사랑하다 힘들어도 더 사랑하시는 당신을 두고 우리는 당신보고 야박하다하니 진정누가 야박한 것입니까?

 

당신은 사랑하다 힘들면 우리처럼 피하거나 주저앉지 않으시고 더 사랑하셨습니다.

 

예루살렘을 입성하시는 당신을 위해 웃옷과 종려나무가지를 깔며 환호하는 이들은 어디로 갔습니까? 당신께 은혜를 입었던 그들이 바로 다름아닌 당신을 십자가에 못받고 대신 자신들의 이기심과 세속유혹의 상징인 바라빠를 놓아 달라고 외친 군중이 맞습니까?

 

우리가 누리는 지금의 행복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오히려 더 나은 안위와 행운을 위해 당신을 버리고 양심을 저버리는 저들을 위해 당신은 왜 매를 맞으셨습니까?

 

사랑하다 힘들 땐 더 사랑하신 분 바로 당신이십니다.

 

그래서 당신은 피와 물을 다 쏟는 그 처참한 형벌로 십자가에서 말라버리셨나요?

 

우리를 사랑하다 지친 그 모습도 송구스러운데 사랑하다 지치시면 더 사랑하시는 그모습에 우리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습니다. 주여 울게 하소서.

 

십자가 길에서 당신은 세 번 넘어지셨습니다. 십자가를 지고가다 넘어지는 것보다 다시 일어서는 것이 더 힘듬은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대로 주저 앉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당신은 풀린 다리를 다시 세우십니다. 차라리 이렇게 힘들 바에야 이곳에서 십자가에 못박지 왜 이길을 이긴길을 지근지근 걸어가게 하는가?

 

사랑하다 힘들 땐 더 사랑해야 함을 가르키기 위해서입니까?

 

당신을 거짓 증언과 모략에 당신의 뺨을 때리는 그 수모의 손지검 앞에서도 당신은 묵묵히 끓어 오르는 분노를 삭히십니다.  사랑하다 힘들 땐 더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우리의 영혼에 골고타의 언덕을 오르고 있습니다.

 

나의 십자가!

 

그곳엔

 

늘 버리고 싶은 십자가 지긋 지긋한 삶의 십자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성모님과 같은 분들

 

그리고 나를 못받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달려야 하는 나 자신

 

 당신은 만약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한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냐? 그정도는 악인들도 충분히 할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전 저를 사랑하는 사람 조차 아니 제 자신 조차 사랑하지 못하니 얼마나 큰 악인입니까?

 

 십자가에 달리신 당신은 결코 죄인들을 바라 보지 않으시고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르며 ’아버지 당신손에 제 영혼을 맡깁니다. 그리고 이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이들은 자신이 한일을 모릅니다.’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왜 우리의 죄를 원망하시 않으시고 용서를 청하셨습니까? 왜 당신을 알아주지 못하는 장님을 그토록 사랑하셨습니까?

 사랑하기 힘들 땐 더 사랑하기 위해서 오직 하느님만을 바라볼 때 사랑하기 힘들 때 진정 더 사랑할수 있는 힘이 나오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울다가 힘들 땐 더울어 버려라. 눈물이 바닥이 나면 영혼이 정화되리라.

 당신은 피와 물을 다 퍼 내셨습니다. 손과 발을 뚫은 것도 부족하여 죽은 당신의 몸을 찔렸습니다. 당신의 심장에서 피와 물이 흘렸습니다. 그렇게도 당신의 눈물이 필요한가요?

 주여 우리 또한 울게 하소서.

 

예수님!

 정녕 당신은, 우리 때문에 그 길을 가셨단말입니까?

 침뱉고 돌던지는 우리 때문에 그 길을 택하셨단말입니까?

 

당신의 사랑이 도대체 얼마나 크시길래

당신의 사랑이 도대체 얼마나 깊길래

 

이렇게 못난 저희들을 위해

그 길을 가셨단 말입니까?

 

차라리 소리라도 지르시지,

사랑하다 힘들 땐 소리도 못지르고 다시 더 사랑하는군요!

 

제가슴 찢어지도록 한마디 불평도 없이

 

그 먼길을 혼자 가셨습니까! 침묵으로 그 고통을 다 입으신 당신앞에

 

 눈물로 고통을 함께하기보다는

야유로 고통을 더 입혀보낸 우리들...

 

 어디가 예뻐서 한마디 원망도 하지 않으십니까?

 

 당신의 희생을 사랑으로 보답해야하는 우리들.

 

 그러나 눈먼 우리들의 반복되는 죄들을

 

당신은 언제까지 기다리시기만 하실건가요.

 

 차라리 때려주십시오.

 

 

당신의 기나긴 기다림을 줄일수있게...

 

 그러나 영원히 변함없을

 

당신 사랑의 눈빛 앞에

 

오늘도 죄인들의 눈물이 흐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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