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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거양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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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숙 [hhhs6006] 쪽지 캡슐

2009-03-12 ㅣ No.1132

봄이 지금 마라톤으로 달려오고 있다.
오늘 나를 포함 해 네 명이서 저녁식사를 하였다. 식사 중에 언니뻘 되는 선생님이 이번 주에 보고 싶다는 자기 여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오늘 낮에 여선생님이 열린 문구로 잠깐 나올 수 있느냐고 하였다. 집과 가까운 거리라서 나갔더니 김수환추기경님의 책을 선물로 주셨다. 답례로 우리집에서 와서 차를 한 잔 드렸다. 남편 때문에 알게 된 선생님이라 남편이 여선생님을 모셔주겠다고 하였다. 그 때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여동생 이야기를 하길래 마침 외국인 회사에 다니는 이종사촌 생각이 났다. 될 듯 하다가 안되는 나와 띠동갑인 사촌 이야기를 하였더니 사촌동생도 여선생님의 동생도 보고 싶다고 하였다,
여선생님의 딸도 마침 우리 집 주위에 와 있었기에 우리차를 함께 타게 되었다.

...야, 엄마가 막내 이모 시집보낼 계획중이다

라고 하였다.

엄마, 이모랑 나랑 같이 살기로 했단 말이예요

예는! 이모 시집 못가게 하려니?

라고 하였다. 이모와 살아본 적이 있는 나는 이모와 함께 살고 싶다는 말을 듣고 의가 좋은 가족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농촌에서 6남매의 넷 째였던 나는 대학교를 다닐 수 없었느나 이모님이 뒷바라지를 해 주셔서 대학교를 졸업하였다. 연로한 이모님의 건강이 좋지 않고 사촌도 나이가 많아서 밑져보았자 본전이란 생각에 이야기를 하였다.

  
모셔다 드리고 난 후 저녁 시간에 다시 회식자리가 마련되었는데 나와 다른 성당에 다닌다는 여선생님이 내가 다니는 성당의 신부님께 상담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선생님의 고민이 나의 아픔으로 느껴져서 눈물이 나왔다.

말을 하며 눈물을 글썽글썽하던 선생님을 보며 눈물을 닦으며 내가 말머리를 돌렸다. 고민이 해결된 듯하였고 유쾌한 만남의 자리에서 내가 청승맞게 울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기요 어떤 수녀님이 왜 남자를 먼저 만들었느냐고 하느님께 물었어요.
하느님이 뭐라고 대답 하셨게요?
여자를 먼저 만들어 놓으면 남자를 만들 때 여기를 크게 해달라 저기를 길게 해달라.... 주문이 너무 복잡하고 까다로울 것 같기 때문이예요. 라고 내가 말했다. 수녀님은 저(황현숙) 보다 (        )이 더 크십니다. (   )에 들어갈 알맞은 말은 무엇일까요? 프로정신 때문인지 회식자리에서 마저도 나는 시험문제를 내었다.

호기심이 들어가야 하는데 모두들 육체적인 부위만을 대답하여 식당안이 들썩들썩하게 웃었다.
       
남자 쪽에서 부탁을 하여 우연히 중매를 두 번 하였다. 여선생님이 
어머 세 번 하면 천국을 간다는데 황선생님은 어디다 쓴다요?

하느님을 믿는 나를 보면서 물었다.


김치국물부터 마실 생각하면 일이 되려다가도 그르칠 것 같아 천국행 티켓과 술은 없더라도 혼인이 되기나 되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마음이 수정처럼 맑고 밝으며 심성이 고운 명수정 선생님께 드릴게요. 라고 대답하였다. 명수정선생님은 올 해 양양여중에서 설악여중으로 전입온 과학선생님이다

그리고 세 번 째 맺어질 부부가 맑고 곱게 행복한 회로가 되길 기원해 주죠 뭐. 라고 덧붙였다.   
잘하면 술이 석잔, 잘 못하면 뺨이 석대라는 속담도 있는 걸 보면 중매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겠지?

설악여중에는 원어민 영어선생님이 두 분 있다. 오는 화요일부터 주당 한시간씩 영어회화를 할 예정인데 일등으로 신청하였다.  김수환추기경님이 안동에 1년 반 사목을 하셨다. 초근목피하던 안동의 목성동 성당 교우들을 위해 영작을 하여 원조로 1000만원을 받아와 나누어 주셨다고 한다. 추기경님이 말씀하는 것을 방송으로 듣고 금을 사 두었다고 가정해보니 현재는 약 2000만원의 가치가 될 것 같다. 그러나,그러나! 신부님과 신자(교우) 사이에 오고간 정을 어찌  값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혼인이 성사된다면 노총각 노처녀도 구해주고 영어에 관한 질문을 할 수도 있으며 저출산 문제의 해결에도 조금이나마 기여할수 있지 않을까? 가장 좋은 다리는 무엇일까요? 라고 물었더니 내다리, 롱다리...... 콰이어강의 다리, 무우다리, 다양한 다리가 순식간에 나왔다. 하기야 내다리도 좋고 눈에 콩꺼플이 쓰이면 무우다리도 좋을 것이지만 중매가 가장 좋은 다리라고 생각한다.


기다림이 있는 자는 행복하다. 결혼이 성사되면 한 때 들은 적이 있었던 마담뚜가 부활할 것이다. 부활절이 곧 다가오는데 남편과 세례를 함께 받을 생각을 하니 결혼 때 만큼 설레인다. 봄은 변화와 희망의 계절이다. 따뜻한 봄에 우리 가정이 거듭나고 사촌동생에게도 훈훈한 가정이 태어나길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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