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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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추기경 [cardinal] 쪽지 캡슐

2000-02-19 ㅣ No.1215

정순옥에게

 

보내준 편지 고마워요.

나이가 들수록 매력이 있어 보인다니 듣기에 나쁘진 않네.

좀더 밝고 확실한 사진이 있긴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올리는지는

나로써는 알 수가 없군.

이 다음에 쉽게 올릴 수가 있을 때가 되면 올리지요.

안녕...

 

 

 

강희진,로사에게

 

2월 11일과 13일에 보낸 편지 잘 읽었다.

그렇게 구정미사를 공동체와 함께 드렸다니 참 좋구나.

더구나 이국 땅에서 맞이하는 설날이기에 감회가 더 컸으리라 믿는다.

나보고 자전거 탈 줄 아느냐고?

옛날에는 많이 탓지. 특히 독일에서 공부할 때 늘 자전거로 통학했단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서 이래 저래 탈 기회가 없었구나.

아마 이제는 탈수 없을거야. 라틴어는 나도 바로 너와 같은 나이일

때 즉 중학생일 때 공부했지. 라틴어 성적은 과목중에서 제일 좋은 편이었단다.

하지만 그것 역시 오랫동안 쓰지 않아서 이제는 너무나 많이 잊어버렸어.

라틴어는 사고능력을 길러 주는 좋은 어학공부가 될 것이다.

그럼 안녕....

 

 

이은정,소화데레사에게

 

수녀원에 마침내 들어가게 되었다니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참으로 좋은 수녀님이 되도록 기도하마.

어머니와 동생, 집에 모든 일은 주님께 의탁할 줄 믿는다.

베드로를 부르신 주님의 부르심을 베드로와 같이 그 즉시로

응답하는 기쁨속에 간다니 뜻깊구나.

사실 이 세상에 주님이 우리를 부르시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 그럼 주님의 은총속에 언제나 건강하기를 빈다.

안녕...

 

 

김윤선에게

 

편지 고맙다.

박은종 신부님의 죽음은 내게도 큰 충격이요, 슬픔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영전 앞에 신자들과 함께 연도를 드릴 때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자비지극하신 품속에 그의 영혼을 받아 주시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였다.

윤선이의 권고를 따라 자유 게시판에도 들어가 보았다.

많은 신자들이 한 사제의 갑작스런 죽음을 애도하는 모습 나로 하여금

우리 공동체의 관심과 사랑을 더 느끼게 하였다.

그럼 은총속에 안녕...

 

 

김보경,로사에게

 

어느 상가에 가서 연도를 드렸을 때에 느낀 소감은 참으로

뜻깊고 가슴에 와 닿는다. 나 자신 그 자리에 함께 있은 것 처럼 느껴졌다.

나도 자주는 아니지만 때때로 그런 연도를 망자의 영전 앞에서

바친 일이 있다. 그럴 때마다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그 구성진

소리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인생은 무엇이며 죽음은 무엇인지?

그리고 결국은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밖에 달리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고 나 자신 그런 연도 속에 하느님 앞에 서게 될

것 까지 생각하게 한다.

한 생을 살다가 모든 허물과 잘못을 안은채 하느님 앞에 섰을 때

세상 형제자매들이 나를 위해 바칠 그 연도에 말씀,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영원한 생명과 평화를 그 기도보다 더 위로되는

것이 없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도 해 본다.

아무튼 장례때에 신자들의 연도는 유족들에게도 큰 위로가 되고

신자가 아닌 경우에는 그것으로 말미암아 신자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안녕...

 

 

유수련에게

 

편지와 함께 보낸 이해인 수녀님의 시 참으로 뜻깊고 아름답구나.

내가 어떤 말들로 분주하냐고?  나는 직책상 강론과 강연을 가끔

해야한다. 거기서 내가 자주 쓰게 되는 말은 주로 하느님, 그 사랑

그 사랑으로 지으신 인간에 대해서이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우리를 사랑으로 지으셨고 사랑으로 구원하신다.

이것을 사람들이 깊이 깨닫게 되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

왜냐하면 그것이 곧 우리의 믿음이요, 우리가 찾는 삶의 의미이니까.

안녕...

    

 

 

안혜정,글라라에게

 

보내준 편지 기쁘게 읽었다.

지난 12일에 결혼 기념일을 맞이하신 부모님에게 늦게나마 축하를 드리니

전해다오. 하느님의 은총속에 두분이 서로 사랑하고 자녀들과 함께

기쁘게 사는 나날이 되도록 기도한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는 예수님 사랑에 대한 묵상은 참 좋구나.

나는 이치로는 이 예수님과 같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살지 못하는 뉘우침만

늘어나고 있다. 예수님은 참으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다.

우리의 모든 것을 다 아신다. 약점과 죄까지도 아시면서 여전히 우리를

사랑으로 용서하시고 받아 주시는 분, 그분이 예수님이다.

우리가 이 사실을 깊이 깨닫고 또한 깊이 믿고 산다면은 우리는

빛속에 사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예수님은 빛이시니, 안녕히...

 

 

서상열 군에게

 

보내준 편지 고마워요.

매달 직접 배달까지 해준다니 고마운 마음 표시할 길이 없구나.

이 다음에는 서군을 생각해서라도 그 잡지를 더 잘 읽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의 도구로 써주소서" 누구의 책인가?

성서와 함께 홈페이지를 제작하여 개통을 했다니 진심으로 축하하네.

개통축하의 메시지를 이 자리를 빌어서 그 뜻을 전하네.

그럼 주님의 은총이 서군과 성서와 함께 가족 모두에게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네. 안녕....

 

 

김희정,아녜스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다.

한 사제의 죽음에 대하여 많은 이들이 그렇게 기도를 드리고

또 생각을 깊이 나누는 것에서 우리는 참으로 같은 믿음과 사랑의

공동체이라는 것을 더 실감케 한다.

거기다 아녜스는 우리들 성직자들을 위해서 더 많이 기도하게

되었다니 고맙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기도이다.

기도의 힘없이 사실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기도는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모든 것을 밝혀주며 모든 것을 살려준다.

14일에 보낸 긴 편지 잘 읽었다.

소설같이 엮은 이야기들은 이 다음에 단막극으로 연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은 "어느 주일학교 교사 노처녀"

아무튼 그렇게 오랬동안 주일학교에서 봉사해 준 것에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이제 대학 3학년이 된다는 만학도에게 하느님께서 힘과 용기를 주시기를 빌며

SAINT VALENTINE DAY에 보낸 사이버 쵸코렛 고맙다. 안녕...

 

 

한숙정,데레사에게

 

지난 14일날 쓴 사랑의 편지에 감사한다.

가깝고도 멀다는 말의 뜻이 우리는 방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도

나는 너에게 일만 시켰지 따뜻하게 대해 준 일은 거의 없었구나.

그런데 너는 나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사랑 고백을 하니 참으로 이 할아버지 심장이 두근반 세근반한다.

아무튼 발렌타인 데이에 좋은 선물이다.

또 보내준 사이버 사탕 맛이 너무나 달구나. 안녕히....

 

 

최혜경,키아라에게

 

대왕대비 마마, 편지까지 주시다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여성이 왜 사제가 될 수 없느냐고?

사실 이 문제는 쉽게 답을 쓸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성서학적으로나 신학적으로 보면 여성이 사제가 될 수 없다고

할 수는 없지요. 그것은 2000년 가까운 교회의 전통때문입니다.

첫째 예수님이 사도들을 뽑으실 때 그 옆에 함께 있은 여성

제자들이있었지만 그들 중 누구도 사도로 뽑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후 오늘까지 이 전통이 지켜져 내려오는 것입니다.

또 지금 만일 이 문제를 두고 찬반 토론을 벌린다면 아무런

결론도 얻지를 못할 것 입니다.

그 때문에 아직도 여성이 사제가 되는 것은 기대하기가 힘듭니다.

이해가 되었기를 바라며 안녕...

 

 

이병주,이레네에게

 

편지 고맙게 읽었다.

참 좋았겠구나. 눈이 펑펑 쏟아지는 덕분에 공짜로 하루를 집에서

쉴 수 있었다니 눈 내리는 카나다에 들녘을 상상해 본다.

하루종일 하염없이 내리는 눈, 아름다울 것 같다.

하지만 거기 따르는 문제도 적지 않겠지.

대학에서 한국인 가톨릭학생회 만들고 거기서 회장으로 열심히 일하며

함께 기도하고 함께 하느님 말씀을 나누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거기 참여하는 모든이가 주님의 은총이 주시는 기쁨을 맛보리라 믿는다.

2월 11일이 생일이라니 축하한다. 그 날이 병자의 날로 정해졌는데

내 생각에 그 이유는 그날이 루루드의 성모님 발현 축일이요,

루루드에서는 많은 병자들이 성모님의 은혜로 치유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런 날에 태어난 병주는 성모님과 훨씬 더

가까이 있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안녕....

 

 

                                                      2000년 2월 19일

                                                      혜화동 할아버지

    

 

 

 

 

 

안녕...

 

 

이상희,글라라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다.

그런데 내게 고민이 생겼다.

그 고민은 글라라가 쏟아놓은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하면 좋을지 모르는 것이다.

사람에 대해, 미래에 대해, 사랑에 대해 하는 고민은 글라라 말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것 일꺼야. 그러나 마냥 고민만 한다고

거기서 답을 찾을 수는 없지요. 그 답을 얻기 위해서는 진리의 빛이 필요해요.

그 빛은 성경말씀을 기도속에 매일 조금씩 읽어 갈 때에 얻을 수 있답니다.

글라라가 꼭 그렇게 살아 보기를 부탁해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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