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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를 아는 여인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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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경 [tomeric] 쪽지 캡슐

2004-09-21 ㅣ No.362

목자를 아는 여인의 목소리

 

 

시를 아름답게 낭송하는 유명한 배우가 어느 마을 회관을 방문하였습니다.
그 날 저녁 세익스피어의 독백과 키이츠의 달콤한 시를 읊는
배우의 매력적인 목소리에 매혹된 사람들은 다른 작품의 낭송을 재청했습니다.

 

이 때, 맨 앞 중에 조용히 앉아 있던 한 할머니가 수줍게 손을 들고
시편 23장을 청했습니다.
배우는 할머니의 청을 받아 시편 23장을 아름답게 읽었습니다.
그 사랑에 넘치는 목소리에 사람들은 위압감마저 느꼈습니다.
낭송이 끝나자 우뢰와 같은 박수가 회관을 가득 채웠습니다.

 

이번에는 배우가 할머니에게 시편 23장을 낭송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할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감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야훼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낭송하기 시작했습니다.
경건하고 가슴을 적시는 듯 조용 조용 읽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회관을 송두리째 감동시키고 있었습니다.
낭송이 끝났을 때 그 곳에 모인 사람들과 배우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배우에게 물었습니다.
"왜 당신이 읽었을 때와 이토록 느낌이 다른 겁니까?"
배우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시편을 알고 있었고, 할머니는 그 시편에 나오는 목자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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