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달봉 신부의 짧은 오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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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현 [dalbong6] 쪽지 캡슐

2003-03-19 ㅣ No.1996

저의 복음 묵상을 아침부터 기다리셨을 6천여(?) 교우 분들께 죄송한 말씀드립니다. 이제사 환자 영성체를 끝내고 들어왔습니다. 아침에 글을 못 올리고 이제사 올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다    음 ----

6시 새벽 미사 후 바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나의 애마(아반떼 1.5)로 신대방동으로 향함.

7시 10분 경 자고 있는 신대방동 보좌신부를 깨워 보라매 공원으로 출발

7시 20분에서 8시 10분까지 보라매 운동장 4바퀴를 뛰고 크게 두 바퀴를 걸음

8시 30분까지 신대방동 성당 보좌신부 방에서 아침으로 우유와 미수가루(자꾸 신대방동 보좌는 선식 혹은 곡물 가루라고 하는 데 조금 의심스러움) 마심(먹음이 아님).

8시 45분 성당 도착 후 바로 샤워하고 9시부터 병자 영성체 시작.

9시부터 15시 20분까지 오전 오후로 병자 영성체 함.

무지하게 보람찬 하루였음.

 

오늘의 복음 말씀은 마태오 복음 1,16-21절까지의 말씀입니다. 오늘이 요셉 성인의 대축일이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경위에 대한 말씀을 듣는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을 하고 같이 살기 전에 잉태한 것이 드러났다. 그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낼 생각도 없었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꿈에 천사가 나타나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는 말을 듣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인다.

 

오늘은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기쁨과 축제를 가급적이면 줄이고 참회와 예수님의 수난을 기억하는 사순시기 그 한가운데에 유일하게 대축일로 기억하며 기뻐하는 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공생활 이전 모범을 보이며 예수님을 가르치신 아버지이시며, 두려웠지만 하느님의 뜻을 알아채려 성모님을 아내로 맞아들인 분. 노동자들의 수호성인이시며, 성모님과 함께 한국 교회의 수호성인. 임종자들의 수호성인이시며, 의로움과 겸손한 삶을 살아갈 때 반드시 기억하는 성인. 바로 오늘 우리가 대축일로 기억하며 보내는 성 요셉 성인입니다. 요셉 성인은 많은 부분에 수호성인으로 기억되시는 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요셉성인이 결혼하기 이전 성모님께서 이미 잉태한 사실을 알고서 고민과 갈등을 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약혼자의 임신 사실은 자신에게도 스캔들이 되는 사건임에 분명합니다. 또한 요셉은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마리아를 생각하여 아마도 자신의 잘못으로 인하여 파혼이 된 것으로 세상에 드러낼 분이셨습니다. 그런 분에게 있어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인 다는 것은 커다란 결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자신에게 나타난 하느님의 뜻을 그토록 괴롭고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잘 알아차릴 수 있었다는 데에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요셉성인을 이토록 거룩하고 커다란 분으로 기억하는 이유는 바로 어떠한 상황 안에서도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찾고 그 뜻에 순종하려고 했다는 데 있습니다.  

 

신앙의 깊이와 관계없이 우리에게 항상 찾아오는 것은 시련과 두려움의 상황입니다. 특별히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사순시기에 있어서 그 두려움과 시련은 어쩌면 더 커다랗게 느껴질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하느님의 뜻을 찾고자 하는 요셉 성인의 모범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시련 속에서도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을 때 우리들이 짊어지고 가야하는 각자의 십자가는 우리를 짓누르고, 억압하는 십자가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바라보도록 높이 세워진 구원의 십자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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